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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진상 Jun 08. 2023

왜 주가는 오르는데 사람들은 풋 옵션을 더 많이 사나?

6월 8일은 한국과 미국 모두 선물 옵션 동시 만기일로 1년에 4번 있는 날입니다. 주식 시장을 크게 움직이는 여러 요인 중에 으뜸은 파생 시장입니다. 워낙 규모가 커서요. 선물 옵션은 오늘의 주식이 아닌 미래의 주식 혹은 상품을 예측해 오늘 그 가격으로 사기나 파는 계약이죠. 즉 선물 옵션 투자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지만 주식을 잘하려면 선물 옵션의 거래 현황 즉 투자자(헤지 펀드를 포함한 기관투자자 전부와 일부 큰손으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와 인생 역전을 노리며 한 방을 향해 진입한 다수의 무지한 투자자가 섞여 있지요,)의 미래에 대한 심리를 엿보는데 선물 옵션 거래 현황을 체크하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일단 전통적으로 선물 옵션 동시 만기일에 주가는 하락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일단 옵션 투자의 관점에서 해석해 보겠습니다. 

일단 옵션 행사로 인한 매도 압력이 작용해 공급을 늘립니다. 옵션 행사자는 옵션 계약에 따라 주식을 매수하거나 매도할 권리가 있습니다. 만기일에 옵션이 행사되면 옵션 행사자는 주식을 매수하거나 매도해야 합니다. 3개월 동안 주가가 꽤 올랐으니 풉 옵션 구매자는 권리릏 행사하지 않겠지만 콜 옵션 행사자는 시장보다 싸게 사려고 권리를 행사할 겁니다. 시장에 싸게 주식을 사는 상황이면 결국은 나머지 주식의 하락을 불러오겠죠.

4월 달에 셀 인 메이를 외치며 주가 하락을 많이 예측해서 풋 옵션ᅟ글 산 사람들이 그동안 더 많았습니다. 사실 6월 지금도 풋 옵션 구입자가 더 많습니다. 이를 알려면 HTS에서 풋 콜 레이쇼를 보면 되는데 풋 옵션 구매량이 콜 옵션보다 많아지면 1이 넘습니다. 풋 콜 레이쇼는 풋 옵션 구매량을 콜 옵션 구매량으로 나눈 값이니까요. 그래서 반도체 때문에 시장이 계속 올랐는데도 사람들은 하락에 베팅해 왔던 겁니다. 수출 부진과 환율 등 두 달 동안 주가는 떨어지는 게 오히려 당여해 보였으니까요.

그렇다면 그 많은 풋 옵션을 산 사람(이 중에서 레버리지를 크게 쓴 사람은 큰돈을 날리겠죠.)은 돈 날렸다는 허무감에 빠지겠지만 주가가 떨어질 경우에도 주식을 비싸게 사줘야 하는 풋 옵션 매도자들은 프리미엄을 그냥 먹는 행운이 있습니다. 석 달 동안 리스크를 지면서 어쩌면 밤 잠을 못 자며 지내야 했던 선택에 대한 보상이죠. 그들은 어떤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을까요? 상식적으로는 주가가 올랐으니까 그리고 돈이 생겼으니까 주식을 살 가능성이 높을 것 같은데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내 걱정과 달리 주가가 올랐으니까 가지고 있던 주식을 팔아서 차익실현을 보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그래서 주가가 오르던 내리던 옵션은 주식 시장에 공급을 늘려 주가를 하락시키는 겁니다. 

옵션 매도자의 차익 실현 옵션 매도자는 옵션 계약에 따라 주식을 매도할 의무가 있습니다. 만기일에 옵션이 행사되지 않으면 옵션 매도자는 차익을 실현하기 위해 주식을 매도합니다. 이로 인해 주식 시장에 매도 압력이 발생하여 주가가 하락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옵션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 주식 시장에 참여자들은 겁을 냅니다.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투자자들은 주식을 매도하여 위험을 회피하려고 합니다. 이로 인해 주식 시장에 매도 압력이 발생하여 주가가 하락할 수 있습니다.

선물은 어떨까요? 선물은 주식 시장을 하락시킬 수도 있고 상승시킬 수도 있죠. 일단 정산일에 주식을 매도하니까 물량이 많이 지면서 주가는 하락하는 경향을 부추길 수 있죠. 그러나 일반 투자자들이 선물 매도가 늘어나서 주가가 떨어지면 이때가 저가매수의 기회 즉 줍줍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시장에 뛰어들어 매수 버튼을 누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보면 선물 옵션 동시 만기일에 옵션은 주가를 내리는 선물도 주가를 내리는 경향이 강하니 8일 한국 증시도 상승보다는 하락의 가능성이 조금 더 높고 미국 주식 시장도 마찬가지죠. 그러나 과거의 데이터가 반드시 미래를 말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주가는 100% 수급이고 사람들의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마음은 조변석개가 기본이기 때문에 오늘 장에서 터지는 온갖 뉴스에 반영하며 원하지 않는 매수 버튼을 누르거나 매도 버튼을 누르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사진은 S&P 500 지수의 폿 콜 옵션의 구매 비율을 보여주는 그래프인데 그동안 엔비디아 때문에 거침없이 하이킥을 날리던 미국 증시에도 계속 비율이 1을 넘겼습니다. 악재가 터지면 곧바로 2(즉 풋 옵션의 두 배 구입)에 근접하고 있다는 걸 보면 인간은 확실히 미래를 비관하는 비관의 동물이라는 게 맞는 듯합니다. 갑자기 풋 옵션 구매자들이 늘어날 때는 미국이 사상 처음으로 부도가 나는 일이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 날로 보입니다. 물론 지금 현재 사람들은 비관할 이유가 충분하죠. 러우 전쟁은 계속되고, 중국은 대만과 언제든 전쟁을 펼치려고 하지 금리는 내릴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풋 콜 레이쇼가 이렇다면 시장과 반대로 가는 데이비드 드레먼의 역발상 투자가 오히려 돈 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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