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브루커는 블랙미러 6에서 La Mer를 썼나?

by 신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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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미러 6은 SF 마니아들이 즐기는 컬트 무비에서 전세게적으로 넷플릭스 유저라면 누구나 보는 대중적인 드라마로 변신하는 데 성공했는데요. 그 일등공신은 세 번째 에피소드 ‘Beyond the sea'입니다. 할리우드 특급 스타 조시 베네트가 주연으로 참여했고 제가 다른 포스팅에서도 썼듯이 셰익스피어의 오델로를 우주 버전으로 멋지게 재해석했습니다. 영화의 또 하나 영감은 제목이기도 한 ‘Beyond the sea'라는 바비 다린의 노래입니다. 이 노래는 마틴 스코세이지의 걸작 영화 ’ 굿 펠러스‘의 후반부 레이 리오타의 배신으로 하나 둘 감방을 가기 시작한 마피아 거물들이 감방에서 요리도 하면서 소일하는 장면에 쓰인 사실상의 엔딩 송입니다. 저도 이 영화 때문에 오랜만에 들었습니다. 마틴 스코시지에 따르면 이 ㅗ래는 레이 리오타와 범죄와 연을 끊고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려ᅟ근 마음가짐을 표현한 곡입니다. 에피소드 3 제목과 이 노래는 기막히게 겹치죠. 그런데 궁금한 점 한 가지. 왜 브루커는 46년에 쓰인 원곡인 프랑스 샹송 ’La Mer‘를 썼을까요? 바비 다린의 노래가 아니라. 그 이유는 가사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먼저 샹송의 가사의 번역본을 살펴보죠.

La Mer (La Mer) - Charles Trenet (1946)

바다는 슬프다

비가 올 때는 출렁이는 물결을 가진다

여름 하늘의 바다는

푸른 천사들과 함께 흰 양들이 있다

바다는 행복하다

태양이 비칠 때는 잔잔한 물결을 가진다

여름 하늘의 바다는

푸른 천사들과 함께 흰 양들이 있다

바다는 슬프다

비가 올 때는 출렁이는 물결을 가진다

여름 하늘의 바다는

푸른 천사들과 함께 흰 양들이 있다

바다는 행복하다

태양이 비칠 때는 잔잔한 물결을 가진다

여름 하늘의 바다는

푸른 천사들과 함께 흰 양들이 있다

바다는 내 요람이다

아기일 때는 나를 흔들었다

바다는 내 요람이다

늙었을 때는 나를 흔들어 줄 것이다

La Mer는 바다의 아름다움과 위대함을 노래하는 노래입니다. 또한, 바다는 우리 인생의 여정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태어나고, 성장하고, 늙고, 죽습니다. 바다는 우리의 인생 여정을 흔들어 주고, 우리를 위로해 줍니다. La Mer는 바다의 아름다움과 위대함을 노래하는 노래이자, 우리 인생의 여정을 노래하는 노래입니다.

이처럼 La Mer는 바다의 위대함과 아름다움을 담고 있지, 누군가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을 담고 있지는 않습니다. 영화의 맥락에서 보면 지상에서 아내와 자식과 함께 하고 싶은 데이비드의 그리움을 담았으니 원곡보다 바비 다린이 부른 영어 버전을 쓰는 게 적합했죠. 영어 버전의 가사를 보죠. 영어 가사와 함께 보여 드리겠습니다.

Somewhere beyond the sea

Somewhere waiting for me

My lover stands on golden sands

And watches the ships that go sailin'

Somewhere beyond the sea

She's there watching for me

If I could fly like birds on high

Then straight to her arms I'd go sailin'

It's far beyond the stars

It's near beyond the moon

I know beyond a doubt

My heart will lead me there soon

We'll meet beyond the shore

We'll kiss just as before

Happy we'll be beyond the sea

And never again I'll go sailin'

우리말 가사:

바다 저편 어딘가

나를 기다리는 어딘가

내 연인은 황금 모래 위에 서서

떠나가는 배를 바라보네

바다 저편 어딘가

그곳에서 나를 지켜보네

새처럼 하늘 높이 날 수 있다면

바로 그녀의 품으로 가고 싶어

그것은 별들 너머에 있다

달 너머에 가까이 있다

나는 확신해

내 마음이 나를 그곳으로 이끌 것이라고

우리는 해변 저편에서 만날 거야

전에 했던 것처럼 키스할 거야

행복하게 우리는 바다 저편에서

다시는 떠나가지 않을 거야

영어 가사는 사랑이 전면에 등장하며 드라마의 내용과 정확하게 겹칩니다. 그런데도 브루커가 원곡을 쓴 이유는 제가 추론하기에는 우주인의 심리에 그리움을 담을까. 희망을 담을까 중에서 그리움을 선택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영어 버전을 기가 막히게 잘 쓴 소콜세이지는 범죄의 세계에서 벗어난 레이 리오타가 사랑하는 연인과 행복하게 살겠다는 마음이 드러나며 그 노래의 이미지가 너무 강하게 관객들이 느낄 수 있기에 브루커는 일부러 원곡을 썼을 것으로 저는 생각합니다. 즉 사랑만 보지 말고 우주에 떠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마음속 내면을 보라는 거지. 우주는 너무나 크고 무겁고 무섭습니다. 그런 우주가 나에게 요람처럼 간절하게 느껴지헤 해주는 노래라며 힘들 때마다 찾아서 듣고 싶습니다.

다들 ‘저 바다 어너 어딘가에’라는 제목을 보았을 때 다들 바다 너머 어딘가에서 보고 싶은 그리운 연인을 떠올릴 텐데 브루커는 우주에 떠 있는 우주인이 어쩌면 사랑을 넘어 인생 자체의 의미에 대해서 한 번 더 생각해 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랑에 있어서 희망과 그리움은 다르죠. 그리움은 사랑하는 사람과 떨어져 있어 그립고 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반면, 희망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행복한 삶을 살고자 하는 마음입니다. 두 감정은 모두 사랑에 대한 감정이지만, 표현하는 방식이 다릅니다. 영어 버전은 후자고 바다는 슬프다로 자신의 감정 이입을 하는 샹송 원곡은 바로 그리움에 방점이 찍혀 있는 것이죠.

비교해서 감상해 보시죠.

프랑스 샹송 ‘라 메르’

https://youtu.be/3E8NpkTRcVI

영어 번안곡 비욘드 더 시

https://youtu.be/tkPHjCwf3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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