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은 국채를 사지 않는다. 저도 그렇게 알고 있는데 그게 아니었네요. 그는 피치가 ㅊ피치 못한 사정으로 미국 정부 신용을 A 더블 플러스로 강등을 하니까 100억 달러어치 미국 국채를 산다고 발표했습니다. 국채 가격이 떨어지면 이자율은 올라가니까 어찌 보면 버핏은 현명한 결정을 한 것이 맞기는 합니다.
그런데 리틀 버핏으로 불리는 헤지 펀드 운영자 빌 애크먼은 이 시점에 미국 국채를 공매도했습니다. 즉 지금은 나중에 빌리기로 하고 팔고 나중에 가격이 싸지면 싸진 국채로 빌린 국채를 갚은 뒤 그 차액을 먹겠다는 의도죠. 늙은 버핏은 공매도나 풋 옵션을 잘 안 하고 기업을 잘 골라 장기보유하는 스타일이고 젊은 버핏은 사기도 하지만 팔기도 하고 파생도 자주 합니다. 미국 국채를 다른 사람들이 팔아야 시장에서 미국 국채가 넘쳐 나 가격이 떨어질 터이니 애크먼은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하는 샘입니다. 나 돈 벌기 위해 너희 개미들 도움이 필요해.
버핏은 정말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인내력이 좋죠. 미국이 망할 리가 없고 미국이 이자 못 갚을 리가 없으니까 사는 것이 당연하다는 거죠. 미국이 신용 평가 강등으로 놀란 시장은 안전 자산으로 돈을 돌릴 거고, 가장 안전한 자산은 역설적으로 달러밖에 없으니 미국 국채 구매는 더 늘 거라는 예상입니다. 애크먼은 제롬 파웰이 매둘기인 것처럼 평소에는 버핏처럼 가치 평가를 하다가 어느 순간에는 마이클 버리가 빙의를 해 공매도를 치기도 하는 양면적인 인물입니다. 즉 미국 신용 등급 위기가 미국의 위기로 이어지고 미국 국채 금리가 올라가며 반대로 미국 국채 가격이 떨어지면 버핏이 아닌 애크먼이 돈을 버는 게 맞습니다.
둘 중에 누가 맞을까요? 워런 비핏이 이제 늙었네, 리틀 버핏이 아니라 버핏이 올드 애크먼이라고 불리는 게 맞다는 이야기는 이 달 안에 결론이 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