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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진상 Dec 30. 2023

23년 한국 주식 겉으로는 웃었지만 속으로는 운 시장

올해 주가는 많이 올랐지만 국내 물가 특히 직장인이 체감하는 외식비 물가는 정말 가파르게 올랐습니다. 런치플레이션이라고 이제는 1만 5천 원 이하로 점심에 먹을 음식이 없습니다. 코로나 전에 비해 50%는 뛴 느낌입니다. 현 정권의 경제 정책에 대한 실망과 중도층의 급속한 이탈은 제가 보기에는 물가 요인이 가장 큽니다. 그런데 주식 시장만 보면 운 사람보다 웃은 사람이 더 많아 보입니다. 22년도 주식 시장이 금융 위기 이후 최악의 한 해였던 만큼 일종의 데드 캣 바운스가 올 수 있는 해였긴 하지만 코스피 18.7% 상승 코스닥 지수 26.7% 상승으로 준수했습니다. 상반기는 배터리 아저씨가 입으로 끌어올린 에코프로 등의 이차전지가 하반기에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함께 끌어올린 반도체 주가 한국 증시 상승의 견인차였습니다, 한국 경제 성장률은 9월 OECD가 예상했던 1,5% 정도일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주가는 훨씬 더 상승했죠. 

미국에 비하면 사실 주가는 오른 것도 아닙니다. 미국 나스닥 지수는 45% 올랐습니다. 미국은 상반기는 성장주 빅 테크 이른바 매그니피션트 7가 무려 75% 상승했는데 그중에서 엔비디아가 245% 오르는 등 엔비디아는 최고의 한 해를 보냈습니다. 얼마 전 아시아를 방문한 젠슨 황은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에서 국빈급 대접을 받았습니다. CEO 젠슨 황은 직원 만족도 1위 CEO로 선정되기도 했죠. 만약 작년 말에 챗 GPT가 뜰 때 들어간 서학 개미들은 엔비디아 하나에 몰빵 했으면 따상은 기본이었을 겁니다. 미국에는 ETF 중에 엔비디아만을 담으며 엔비디아 상승에 세 배로 베팅하는 ETF도 있습니다 여기에 투자했다면 600% 이상이라는 경이로운 수익률을 기록했을 겁니다. 실제 주가만이 아니라 미국 경제가 모두 좋았습니다. 물가 상승은 잡히는 분위기고 고용은 여전히 좋습니다. 놀라운 건 성장률입니다. 미국 경제는 그 큰 덩치에도 불구하고 우리보다 훨씬 더 양호한 2.6%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엔비디아가 상반기에 500 달러 선을 터치한 뒤 6개월 동안 횡보디아로 변신한 뒤 한국 증시는 엔비디아의 HBM 칩에 반도체를 상성전자와 하이닉스가 공급한다는 소식에 많이 올랐습니다. 인공지능의 가장 큰 수혜주는 루닛과 솔트룩스였지만 최후의 승자는 역시 반도체였습니다. 배터리 아저씨는 K반도체 당장 손절하고 K이차전지로 갈아타라고 했는데 여름에 갈아 탄 사람들은 비싼 대가를 치를 수도 있는 상황이 재현된 거죠. 

국민 한숨 주식이라는 악평을 들었던 삼성전자는 막판에 엄청난 뒷힘을 발휘해 7만 8500 원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삼성전자 보유 개미 중에 가장 많은 이가 삼전이 8만 전자가 된 7만 9000원대에 뛰어들어 2년 반을 물려 있던 만큼 내년 초 8만 전자가 되면 개미들의 탈출 러시가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하이닉스도 14만 1500원으로 15만 닉스를 바라보고 있죠. 하이닉스는 이대로 가면 내년 1월이면 신고가를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삼전이 8만 전자가 되어도 여전히 9만 원 최고가에 물린 개미들은 지켜볼 겁니다. 이 분위기 대로라면 내년 초에 삼전도 신고가(9만 6800원)를 깰 것으로 보이는데, 그 때꺄지는 개인 투자자는 매수보다는 관망세일 것이고 외국인과 기관들이 역시 K주식은 배터리보다는 반도체라면서 두 기업 주식을 매도보다는 매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죠. 삼전에 가장 차가웠던 모건 스탠리가 가장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를 9만 5000 원으로 잡았다는 건 삼전이 오를 확률이 떨어질 확률보다는 높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아마 선물 옵션에서도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콜 옵션이 폿옵션을 압도할 것으로 보입니다. 거래소 홈페이지에서 확인한 결과 이미 콜 옵션 구매자가 풉 옵션 구매자의 두 배가 넘습니다. 콜 옵션이 불티 나게 팔리는 데에는 내년도 연준의 금리 인하가 거의 확실하고 유동성 증가로 주가는 반도체 AI가 계속 주도주로 남을 것이라는 데에 베팅하고 있다는 증거죠. 

그런데 주가는 올랐는데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주식으로 이득을 봤다는 사람은 3분의 1, 본전 치기다라고 답한 사람이 3분의 1, 잃었다는 사람이 3분의 1입니다. 올 해가 20년이나 21년 같은 강세장은 아니었지만 분명 꽤 올랐음에도 많은 개미들이 여전히 물려 있고 고통에 찌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뜻이죠. 분명 2023년의 한국 주식은 겉으로 보면 웃고 있지만 라이 투 미의 주인공 팀 로스 심리학 박사가 보면 눈썹 옆 불수의근은 울고 있는 그런 상황처럼 보입니다. 주식에서 잊지 말아야 할 원칙 하나는 주식, 특히 한국 주식은 위험자산으로 고점에 물리면 답이 없으니 매수를 할 때 항상 매도할 타이밍을 생각하는 자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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