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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투자자들이 채권과 금리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

by 신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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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0년 물 금리가 2.9570 %로 다시 3%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5월 2일 3.17%까지 상승한 뒤 하락하다 얼마 전부터 다시 상승하기 시작했죠. 주변에는 채권 투자자가 거의 없지만 기관 투자자, 보유 자산이 많아 안전 자산에 헤지 차원에서 분산 투자하는 슈퍼 개미들은 적극적으로 채권을 삽니다. 채권에서는 개미라는 개인 주체가 사실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주린이 부린이 코린이가 나온 뒤에 채린이라는 용어가 등장했지만 거의 회자되지 않습니다.

주린이들이 채권에 대해서 아는 정보라고 해봐야 그리 많지 않습니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서 채권 소유자가 비상이 걸린다는 사실 정도입니다. 왜 금리가 올라가면 채권 투자자가 기뻐해야 하는데 채권 소유자는 벌벌 떨까라는 생각을 하기 쉽죠. 채권의 금리가 비싸지면 신규 채권 투자자나 기존 투자자는 더 비싼, 즉 더 이자를 많이 주는, 채권으로 갈아타려고 하겠죠. 기존 채권 투자자들은 싼 채권을 팔아버리니까 물량이 늘어나면서 더욱 끔찍한 일로 이어지죠. 금리가 높아지면 기존 주식 투자의 불안전성과 변동성이 싫은 주식 투자자 중 일부가 채권 시장으로 달려가 높은 금리를 즐기려 합니다.

물론 일반 개미들 입장은 조금 다릅니다. 일단 거래 장벽이 주식보다 높습니다. 거래 가능 채권 단위가 10만 원이고 보통 100주 단위로 거래되니 1000만 원은 되어야 채권 투자가 가능한 셈입니다. 단타로 돈 번 개미들은 10년 만기 미국 국채를 가장 많이 삽니다. 그런데 소액 개미들은 사실 채권을 잘 모르죠. 몰라서 겁부터 납니다. 저도 자산관리사 시험을 준비하면서 채권을 공부했는데 이표채의 이자 계산, 듀레이션 계산하는 데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채권은 파생상품 정도는 아니지만 상당히 어려운 영역이더군요. 확실히 기관 투자자들이나 고수의 개인 투자자만이 가능한 영역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룻강아지 호랑이 무서운 줄 모른다는 속담이 채권만큼 진리인 곳은 없습니다. 일반 투자자는 어렵기도 하지만 우습게도 생각합니다. 강세장에서는 하루 5%도 아닌 1년 목표가 5%인 채권이 눈에 들어올 리가 없죠.

채권 투자자가 될 생각이 없는 주식 투자자들이라도 장단기 금리 차이가 주가에 많은 영향을 끼치기에 채권에 대해서 공부할 필요가 있습니다. 보통 1년 물보다 10년 물의 금리가 높죠. 당연히 10년 뒤가 불확실성이 더 높아지니까 회시가 부도가 나 내 돈을 떼어먹을 확률은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일단 단기 금리는 중앙은행의 정책에 따라 결정됩니다. 반면 장기금리는 투자자들의 경기 판단에 따라 변하지요. 단기 중장기는 변하는 요인과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차이가 기관투자자들이 주도하는 주식 시장에 보내는 신호입니다. 금리차가 커지면 주가에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금리차가 줄어들면 부정적으로 받아들입니다. 금리차가 확대되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확산되면서 주가를 띄우죠. 반대로 금리차가 줄어들면 경기 호황이 끝나고 불황이 시작된다는 징후로 해석돼 주가는 약세에 접어듭니다. 그리고 주식투자자가 금리에 대해서 더 알아야 할 한 가지는 장단기 금리 역전입니다,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보다 더 높다는, 어찌 보면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는 건데 종종 실제로 일어납니다. 이는 곧 경기 침체의 선행지표로서 주가 하락의 원인이라고 보고 있죠. 62년 이후 미국에서는 모두 7차례 장단기 금리 역전이 벌어졌는데 모두 경기침체가 실제로 발생했습니다. 장단기 금리 차이가 역전되면 왜 경기침체가 오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들이 있지만 제 생각에는 은행들이 예대마잔이 축소되면서 대출을 줄이고 그것이 기업의 투자 및 고용의 감소로 이어져 경기침체로 이어지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금리가 떨어진다고 곧바로 주식 시장이 그것을 반영해 오르는 것은 아닙니다. 금리 전망이 불투명하면 자금이 MMDA나 MMF 등에 머물다가 확실해지면 두식 시장에 투입되어 주가를 끌어올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채권 시장에 사람들의 관심이 많아졌다는 것은 두 가지 중에 하나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수익을 내 안전 자산에 번 돈을 넣어 리스크를 줄이자는 취지고요, 다른 하나는 주식에 지쳐서 마음이 떠났다는 증거죠. 아직은 개미들이 주식 시장을 떠난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주식 시장에서 계속 버티고 있으려면 금리와 채권 시장이 주식시장에 영향이 큰 만큼 꾸준한 관심과 공부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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