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식 시장이 너무나 지옥 같아서 오늘은 정말 다른 이야기, 재미있는 미래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영화로 SF 소설가 곽재식 작가가 선정한 백 투 더 퓨처 2는 85년에서 30년 미래인 2015년으로 시간여행을 하는 내용입니다. 2015년 미국애는 공중을 날아다니는 택시가 대중화되어 있었죠. 그때쯤이면 가능할 거라고 당시에는 예상을 했다는 이야기죠. 그러나 실제는 2022년인 지금 공중에는 날아 디니는 택시는 한 대도 없습니다. 상횽화되러면 최소 5년은 걸릴 전망입니다.
89년에 제작된 한국 애니메이션 ‘2020 우주의 원더 키티’에서는 공중을 날아다니는 모터 사이클, 은하계를 탐사하는 우주 비행선, 사람의 친구가 되어주고 때에 따라 변신해서 인간을 태우고 이동하는 인간형 AI, 휴대용 광선총 등이 증장합니다. 이 중에 현실화는커녕 현실화 근처에 가 있는 것도 없습니다.
69년에 제작된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걸작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는 목성을 탐사하는 유인 우주선이 등장하죠. 영화의 배경인 21년이 더 지난 지금은 목성은 물론이고 화성에 가는 유인우주선도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아이작 아시모프가 원작으로 쓰고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이 만든 ‘바이센테니얼 맨’이 예측한 인간의 친구가 되어주며 가사를 도와주는 휴머노이드의 탄생 시기는 2005년입니다. 하지만 기술은 여전히 로봇 청소기 수준에서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터미네이터’에서 AI들이 전 세계에 핵전쟁을 일으켜 지구가 멸망하는 해가 2009년인데, 13년이 지난 지금도 그런 보편적 인공지능은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코드명 J’에서 인간의 두뇌를 클라우드에 업로딩 하는 시점을 2021년으로 예측했는데 아직 시도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믹 재거 주연의 92 년도 SF 영화 ‘프리잭’에서는 2009년이 배경입니다. 그때 인류는 시간여행에 성공합니다. 지금도 꿈에서만 가능한 기술이죠. 2005년 영화 아일랜드가 복제인간의 등장을 예언한 해가 2019년이었지만 3년이 지난 지금도 복제인간은 탄생하지 않았습니다.
SF 영화에서 예측한 것과 달리 실제 과학 기술의 발전이 더딘 속도로 진행한 것은 왜일까요? 왜 인간의 상상력은 무한 속도로 빨라지는데 기술의 발전 속도는 갈수록 느려지는 걸까요? 무어의 법칙대로라면 인류의 기술 발전 속도는 해가 갈수록 더욱 빨라져야 하는데 말이지요.
특히 발전 속도가 느린 분야가 우주선이고, 그다음이 인공지능입니다. 저도 80년대에 SF영화를 보면서 40년이 지나면 달에는 물론 화성에도 인간이 살 수 있을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달나라로 수학여행 간다는 건 충분히 가능해 보였죠. 그런데 왜 그렇게 속도가 느려졌을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70년대 소련과 미국이 경쟁하면서 체제 경쟁을 우주개발 분야에서 집중시키면서 돈도 몰리고 연구도 집중되어 사람들의 기대치를 높여놓았기 때문이죠, 그러나 80년대 후반 소련이 무너지면서 미국이 경쟁자를 잃은 데다 막대한 투자비의 부담으로 우주 개발에 쏟는 투자금도 줄고 관심도 줄었습니다. 돈은 그 대신 생명공학 특히 암과의 전쟁에 돈이 몰렸습니다. 물론 일론 머스크와 제프 베이조스라는 두 명의 갑부가 우주 개발에 뛰어들면서 관심이 다시 우주로 모여지지만 달에 인간이 살 수 있을지, 화성을 테라포밍할 시기가 언제인지는 지금으로서는 예측하기가 어렵습니다.
인공지능이 영화보다 훨씬 더 더디게 발전한 이유는 제가 볼 때 영화에서 인공지능 로봇의 연기를 하는 존재가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인공지능인 척 해도 사람일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이 연기하는 인공지능이 사람과 똑같은 얼굴로 똑같은 표정으로 자유롭게 의사소통을 하는 것은 영화에서는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연합니다. SF 영화에서 우주선처럼 촬영에 돈이 들어갈 이유도 없죠. 인간이 인공지능인 척하다 보니 인간형 인공지능의 존재를 사람들이 너무나 당연스럽게 생각하게 된 거죠. 그리고 영화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인공지능 기술도 그 정도 속도로 발전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전문가들일수록 범용 인공지능의 첫걸음을 내딛기조차 너무나 어렵고 인간의 피부와 감정을 그대로 표현하고 인간처럼 걸어 다니는 휴머노이드의 개발도 난망입니다. 지금은 계단을 제대로 오르내리는 휴머 노이도 개발도 쉽지 않습니다. 드라마 ‘웨스트 월드;에 나오는 인간과 똑 같이 생기고 자의식이 생기고 같은 로봇에 대한 연민과 연대감이 생겨 인간에게 도전장을 내미는 인공지능의 등장은 적어도 50년 어쩌면 100년이 지나도 어려울 전망입니다.
물론 SF영화처럼 기술이 발전하지 않았다고 해서 기술이 한계에 온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처럼 과거 SF영화에 등장하지 않았던 기술이나 제품들이 인간의 상상력보다 먼저 등장해 인간의 삶을 바꿔 놓은 사례가 있으니까요. 인간의 영화적 상상력과 기술적 상상력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둘은 서로가 서로에게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칩니다. 영화적 상상력이 지나치게 앞서 가면서 인간의 기대를 높이기 때문에 그에 뒤쳐진 과학 기술은 영화를 따라잡으려 박차를 가하게 되죠. 그 결과 창조적 혁신이 일어난다는 점에서 SF영화와 현실의 기술 발전 속도의 괴리를 꼭 부정적으로 볼 이유는 없다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