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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로저스가 책을 안 내도 웃고 있는 이유 선물 옵션

by 신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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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같은 시점에서 돈 버는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일단 마이클 버리처럼 시장과 반대 방향으로 가는 즉 주가가 떨어져야 돈 버는 마이클 버리 같은 공매도꾼입니다. 공매도는 우리나라는 코스피 200 기업에 한해 오직 본인이 빌린 주식만으로 해야 하는 대주 공매도로 제한이 있지만 미국은 그런 제한이 없습니다. 그들은 자신에게 없는 주식을 열심히 매도해서 주가를 계속 떨어뜨립니다. 아마 대부분의 주식 투자자들은 죽이고 싶을 정도로 이들이 밉겠죠. 그러나 이들도 할 말이 있습니다. 우리가 있어야 주식시장의 비이성적 과열을 막을 수 있다는 겁니다. 안 그러면 거품이 낀다는 논리로 맞섭니다.

공매도 꾼 다음으로 누가 돈 벌 까요? 바로 원자재 선물 투자에 투자를 하는 사람들입니다. 짐 로저스 같은 경우는 대표적이죠. 그는 딱 두 가지 원자재 선물과 공매도로 27세부터 37세까지 45%의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그가 입만 열면 폭락장 온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그래야 그가 돈을 벌기 때문입니다. 폭락장이 와야 선물 가격이 뛸 것이고 그처럼 원자재 선물을 미리 구입한 사람들은 웃을 수밖에 없죠. 그는 한 해에도 세 권의 책을 낸 다작(실은 본인이 구술하고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에서 일하는 프리랜서 작가들이 푸는 방식으로 작업합니다.)의 작가지만 2021년과 2022년은 책을 내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그가 오랜만에 돈을 벌기 때문에 바빠 책을 쓸 여유가 없다는 뜻이죠. 선물 옵션 투자자들은 이렇게 모두가 손해를 보는 마이너스 섬 게임 속에서도 누군가는 웃을 수밖에 없습니다. 선물 옵션은 돈 버는 사람이 있으면 딱 그만큼 손해를 보는 사람이 나오는 전형적인 제로 섬 게임 시장입니다. 그래서 위험한 거죠. 초보나 주린이는 물론 주식의 고수들도 선물 옵션에 달려들었다가 깨지고 나오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제 주변에 명문대 경영대를 나와 투자회사 출신으로 선물 옵션에 투자했다가 끝이 좋은 케이스를 단 한 명 보았습니다. 하루에 7배를 먹어서 하늘을 걷는 기분이었다가 하루에 17억 원을 날려 한강 다리로 달려가고 싶도록 만드는 게 선물 옵션 시장입니다. 이 시정은 무조건 돈 많은 놈이 이기게 되어 있습니다. 이 시장은 대응이 아닌 100% 예측의 시장이라 신의 경지에 도전하는 게임입니다. 나는 6개월 뒤 석유 가격이 오른다에 베팅하면 텍사스 브렌트 유를 지금 가격에 사겠다고 할 것이며 그 반대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즉 가격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면 팔겠다고 계약을 할 겁니다. 그러나 그날이 오면 결국 누군가는 웃고 누군가는 죽는 죽음의 1대 1 대결 시장이 선물 옵션 시장입니다. 완전한 글래디에이더 시장이죠,

즉 선물 옵션은 20억 가진 덩치 큰 개미가 200억 가진 슈퍼 개미에게 먹히고 200억 슈퍼 개미는 2000억 가진 슈퍼슈퍼 개미들에게 먹힐 수밖에 없습니다. 제 후배 펀드매니저 출신 개미도 주식만으로 돈을 벌 때는 200억 대가 한계였지만 선물 옵션을 하면서 자산을 수천 억 원으로 불렸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20억 개미, 200억 개미들이 그리고 때로는 아무것도 모르고 인생에서 한 방 역전을 꿈꾸며 달려든 선물 옵션 초짜들의 돈을 빨아들인 거죠.

두 상품을 같은 것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둘은 엄연히 다른 투자 상품입니다. 선물은 주식 외에도 석유 소고기 돼지고기 대두 밀 콩 옥수수 구리 등 거의 모든 상품이 투자 대상입니다. 내가 3개월 후의 돼지고기 가격을 예측해 돼지를 키우는 업자에게 얼마에 사기로 미리 약속했다면 가격이 폭락을 해도 그 가걱에 사줘야 하는 것이죠. 물론 폭등하면 떼돈을 벌겠지만 선물 투자는 크게 잃든 크게 따든 둘 중에 하나입니다. 그리고 이런 궁금증도 드실 수 있죠. 선물 시장은 원자재 시장이라는데 원자재를 내가 사면 보관은 어디에 해야 하는가? 그런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실제 상품을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차익만(행사 가격에서 실제 가격을 뺀)대금만 결제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옵션은 주식을 갖고 만든 파생상품입니다. 옵션은 오르는 쪽, 내리는 쪽 즉 상방 하방에 모두 걸며 권리를 살 수도 팔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콜 옵션은 해당 주식을 살 권리로 만약 자신이 산 가격보다 실제 가격이 낮은 상황이 오면 그 권리를 행사하지 않고 주식 시장에서 사면됩니다, 옵션을 살 사람은 그동안 프리미엄으로 지급했던 적은 돈만 날려 버리면 됩니다. 그러나 만약에 주가가 몇 배나 뛰었다면 그야말로 초대박의 행운을 누리게 되죠. 풋 옵션은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팔 권리를 사는 겁니다. 자신이 산 가격보다 실제 주가가 떨어진다면 권리를 행사해 시장에서보다 더 비싼 가격으로 권리를 판 사람에게 주식을 팔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이 대박을 내면 반드시 다른 누군가는 쪽박 아니 인생이 끝날 수도 있는 무시무시한 상품이죠.

옵션을 복권에 비유하면 옵션을 산 사람은 복권을 산 사람이고요, 두 옵션의 권리를 판 사람들은 복권 판매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복권을 파는 복권 판매소는 자신이 판 복권이 당첨되더라도 손해 볼 것은 없지만(국가가 복권 당첨금을 주기에), 옵션은 그 복권 당첨금을 자기가 줘야 하기 때문에 언제든 파산할 수 있다는 거죠. 선물 옵션은 이처럼 미래를 예측하고 베팅하는 것이기에 큰돈을 벌 수도 있고 패가망신할 수도 있습니다. 제가 후배에게 들은 바로는 선물 옵션 거래로 국내에서 조 단위로 번 투자자도 있는 것 같습니다. 반면 전 재산을 날려 한강 다리로 달려간 이도 있습니다. 주식은 올라가면 모두가 해피하고 주가가 떨어지면 공매도(실제 개인은 1%밖에 안 되니 대부분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들이죠.)를 할 수 있는 소수만 제외하면 대부분 불행한 상품이지만 선물 옵션은 누군가 돈을 벌면 누군가 그 액수만큼 돈을 잃는 철저한 제로 섬 게임이라는 점을 철저하게 아니 뼛속 깊이 인지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미국에서 MBA를 마쳤으며 학부에서는 물리학을 전공해 수학적 머리가 대단히 좋은 최태원 SK회장은 재임 기간 중 SK그룹을 5위에서 3위로 키운 대단한 인물이죠. 그런 그가 2006년부터 선물 옵션 투자에 뛰어들었다가 수천 억 원의 손해를 볼 정도로 선물 옵션 시장은 만만한 시장이 아닙니다. 선물 옵션은 일종의 홀짝 게임으로 9번 내리 맞혀서 떼돈을 벌다가도 9번을 벌다가 10번째 올인으로 전 재산을 날릴 수 있는 극도로 위험한 시장입니다. 최대원 회장을 탈곡기로 만들어 털털 털 정도로 초보자는 진짜 조심스럽게 진입을 고민해야 할 시장이죠.

선물 옵션 시장에서 큰돈을 벌고 싶은 야망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돈 공부 정말 제대로 진하고 독하게 해야 합니다. 선물 옵션은 큰돈을 벌 수 있는 궁극의 투자수단 맞지만 직접 경험으로 바로 들어갔다가는 필패할 수밖에 없으며 반드시 책이든 강연이든 간접 경험이 반드시 필요함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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