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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CI 선진국 진입 못했는데 증시는 왜 반등했는가?

by 신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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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우리나라 증시가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에 실패했습니다. 지난 문재인 정부 때부터 적극 추진해 왔던 정책인데, 결국 최소 3년 동안은 물 건너 간 일이 되었습니다. 선진국 지정 이전에 필요한 관찰 대상국 지정도 실패했죠. 문재인 정부는 한국이 선진국이 되었다는 사실을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도록 하고 싶어서 선진국 지수 편입에 공을 들였죠. 우리가 경제규모에도 불구하고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지 못했던 이유는 외환 시장이 24시간 돌아가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IMF의 트라우마도 있고 이 문제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우리는 역외 선물 시장이 있으니 24시간 개방되어 있지 않아도 개방 효과가 있다는 식으로 대응했지만 MSCI를 설득하지는 못했습니다.

우리가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지 않은 이유는 또 있습니다. 외국인들이 보기에 한국 증시는 믿을 수 없는 시장입니다. 특히 영문 공시 자료가 부족해 외국인들은 오히려 정보전에서 역차별받는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이들이 주장하는 이유가 바로 제한된 공매도입니다. 미국과 달리 우리는 반드시 주식을 빌려야 공매도를 할 수 있는 대주 공매도만 가능합니다. 그리고 공매도 종목도 모든 상장 기업에 대해 가능한 미국 시장과 달리 우리는 코덱스 200 지수에 편입된 기업들만 가능하죠. 우리가 선진국으로 진입하려면 외환시장과 공매도 시장을 완전히 개방하라는 게 외국인 투자자들의 요구사항인 셈입니다.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은 지수를 추종하는 ETF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이 높아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44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이 국내 자본 시장으로 들어온다고 하죠. 특히 요즘처럼 중국 증시가 잘 나가는 시점에서 우리가 중국과 같이 신흥국 지수에 편입되면 외국인들이 한국 시장에서 돈을 빼고 중국 시장에 적극 진출하는 유인을 주기 때문에 우리는 더욱 불리합니다. 외국인들은 약 달러 강 원일 때 한국 증시에 매력을 느껴 진입하려고 하지 지금처럼 강달러 시대에서 굳이 달러를 원으로 바꿔 한국 기업에 투자할 이유를 못 찾고 있습니다. 지난 정부와 현 정부 모두 우리가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기를 진정으로 바랐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목요일 밤에 지수 편입이 불발이 됐는데 금요일과 월요일 증시는 올랐습니다. 왜 악재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올라간 걸까요? 아니면 지수 편입 불발이 악재가 아니었던 건가요?

우선 환율 하락 효과와 아시아 증시 동반 강세 덕분으로 풀이됩니다. 금요일 미국 증시가 좋았던 것도 한 이유겠죠. 외국인들이 선물이 바싸 지니 선물을 매도해서 차익을 챙기고 그 돈으로 싼 현물을 샀기 때문에 주가가 올랐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심리적으로 중국 증시에 강한 영향을 받는 우리나라는 중국 증시가 강세를 보여 매수 버튼을 더 눌렀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물론 이게 장마가 진행되는 동안 잠시 개인 날씨와 같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증시의 불확실성은 전혀 사라 자지 않았다는 주장이 여전히 힘을 얻고 있죠.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좋겠는데 역시 며칠 더 추세를 봐야 흐름을 파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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