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최강의 군대는 몽골 제국의 군대일 겁니다. 히틀러 독일의 군대가 인류 최강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지만 히틀러는 소련의 벽을 넘지 못했습니다. 히틀러가 추구했던 전격전이란 개념 자체가 몽골 제국에게서 나온 거니 설사 히틀러의 군대가 사상 최강이라고 해도 몽골 제국은 이들의 스승은 되는 셈입니다. 몽골 제국은 히틀러도 실패하고 나폴레옹도 실패했던 러시아 정복을 성공시켰던 유일한 군대입니다. 물론 당시는 러시아 제국이 탄생하기 전으로 몽골은 조지아 아르메니아 모스크바 공국 키예프 루스 공국 등 주로 도시 국가들을 무너뜨렸지만 킵차크한국을 통해 200년간 러시아를 통치했던 유일한 외세입니다. 러시아는 이 역대 최강의 전투 집단에 지배를 당하고 더욱 강해져서 이후 세계를 제패하려던 프랑스와 독일을 격파할 수 있었습니다.
몽골은 러시아 외에도 중국 고려 홀라즘 왕국(오늘날 카자흐스탄) 만주족이 세운 금나라, 그리고 페르시아와 이라크 지역 그리고 시리아까지 모두 정복한, 그리고 헝가리 고원에서 폴란드 헝가리 독일 연합군을 격파하며 인류 최대의 제국을 성립한 종족인데요. 항상 승승장구한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잘 아는 대로 두 차례 일본 정벌에서 실패했죠. 첫 번째는 카미카제에 당했지만 두 번째 상륙 후 4만 8천 명의 려몽 연합군이 일본 사무라이들에게 궤멸당했습니다. 살아 돌아온 이는 거의 없었습니다. 생각보다 일본을 만만하게 본 덕이죠. 일본 다음으로 몽골을 괴롭힌 민족은 이집트를 지배하던 맘루크 제국이었습니다. 1260년부터 46년 동안 네 차례나 침략하며 이집트를 정복해서 아프리카까지 정복지를 확대하려고 했는데 모두 실패했습니다. 1260년 아인잘루트 전투에서는 이집트 군대는 적은 군대를 가지고 유인 작전으로 몽골 군대를 유인해 저지대로 몬 뒤 고지대에서 매복했던 칼리프의 군대들이 화살을 쏟아부어 궤멸시켰습니다. 이런 말라크 제국을 무너뜨린 것은 바로 오스만 튀르크였죠. 오스만 튀르크는 이후 나폴레옹이 침략할 때까지 이집트를 지배하게 됩니다.
칭기즈칸이 꿈꾸고 손자인 쿠빌라이가 실현한 중국의 송나라를 멸망시키는 작업 또한 만만치 않았습니다. 쿠빌라이는 아들 진금 태자를 비롯해 정예군을 여러 차례 파견했지만 번번이 실패했습니다. 바로 아래 동생 아라크 부카가 송나라 공격에 적극적이지 않아 동생과 왕자의 난을 벌어 친동생을 죽이기도 하죠. 넷플릭스의 드라마 ‘마르코폴로’에서도 송나라의 멸망이 자세하게 나옵니다. 쿠빌라이는 페르시아 전체를 다스리던 일 한국의 칸인 조카 아바카가 보내준 기술자들의 도움으로 당시 중국에는 없었던 트레뷰 셋이란 공성 무기를 사용하게 됩니다. 드라마에서는 이 아이디어를 마르코 폴로가 제공한 것으로 나오는데 사실과 다릅니다, 평행추를 담아 수백 파운드의 돌을 성벽 위에 진을 치고 있는 송나라 궁수의 사정거리에서 벗어난 더 먼 거리에서 던져 난공불락이라던 송나라 요새 양양의 성벽을 뚫을 수 있었습니다. 유목민 때문에 남쪽으로 쫓겨났던 송나라는 가사도라는 재상의 영도 아래 몽골과 필생즉사의 각오로 싸웠지만 이 투석기가 등장하면서 마지막 보루였던 양양이 무너져 본격적인 패망에 들어가게 됩니다. 당시 몽골군은 돌에다 화악을 함께 투석기에 달아 폭발력을 더욱 늘렸습니다.
몽골은 송나라를 공격할 때 송나라 포로들을 산체로 잘라 기름에 튀긴 뒤 성벽으로 쏴서 불을 일으키고 송나라 군사들을 공포에 절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잔혹하고 무서운 공격집단이 바로 몽골이었죠. 바그다드와 십자군이 그렇게 집요하게 공격했지만 항복을 받아내지 못한 알레프를 공격할 때는 아기부터 노인까지 민간인 수백 만 명을 몰살하기도 했습니다. 이 몰살한 사체의 해골들만 모아서 말들이 끌고 다니게 한 뒤 공격하기 전에 성 앞에 해골을 쌓아두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되기 싫으면 항복하고 복종하라는 거죠. 그들은 공포 심리전의 달인이기도 했죠. 물론 대부분의 전투에서 승승장구했던 가장 큰 이유는 빠른 군대와 전술의 유연성 덕분일 것입니다. 몽골보다 더 큰 영토를 다스렸던 나라는 해가 지지 않는 나라인 19세기 영국 외에는 없습니다. 영국이 점령한 영토는 미국을 제외하고도 몽골 제국의 두 배에 이릅니다. 몽골보다 흘린 피는 10분의 1도 되지 않죠. 육군이 강했던, 아니 육군 외에는 없었던 몽골과 달리 순전히 해군 세력으로 그 넓은 영토를 다스렸다는 점에서 인류 역사에서 가장 특이한 정복자라고 할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