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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주식 정말 믿고 투자해도 될까?

by 신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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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중국 주식에 투자하지 않지만 올해처럼 미국 증시와 한국 증시가 동반 부진일 때는 생각을 바꿔 중국 주식에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얼마 전 슈퍼 개미 출신 사업가를 만났는데 그분도 지금 같은 시점이면 중국 주식 시장에 들어가야 할 때가 아니냐고 조심스럽게 말씀하시더라고요. 제가 알기로는 슈퍼 개미 중에서 중국 주식에 투자해서 재미를 본 사람은 이정윤 세무사 정도인 거로 알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중국 주식으로 돈 번 사람들이 의외로 적습니다.

중국은 올해 4월까지는 아주 좋지 않았습니다. 상하이 봉쇄 때문이죠. 그 봉쇄가 끝난 5월부터 반등하기 시작해 상하이종합지수는 6월 한 달간 6.66%, 선전종합지수는 10.82% 급등했습니다. 국내 투자자들도 개별 중국 주식 투자는 여전히 망설이지만, 2차 전지 전기차 중국 ETF는 적극적으로 구입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저도 생각을 바꿀 때가 된 건가요?

일단 중국은 7월 4일부터 ETF 시장을 외국인에게 개방했습니다. 이제부터는 중국밖에 있는 외국인 개인투자자도 중국 ETF에 직접 투자할 수 있게 된 것이지요. 그동안 외국인 투자자의 중국 투자는 홍콩 증권시장에서 이뤄졌습니다. 선강퉁·후강퉁을 통한 방식인데요. 외국인에게 열려있는 홍콩 증권시장에서 상하이거래소 주식을 거래(후강퉁)하고 선전거래소 주식을 거래(선강퉁)하는 식으로 다소 복잡했습니다. 여기에 중국 개별 기업뿐 아니라 중국의 ETF도 직접 투자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지금 현재 외국 주식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 7 중국 주식 2 일본 주식 1의 비율인데 앞으로 중국 주식 투자자들은 조금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시진핑이 중국 자본 시장을 좀 더 개방하는 이유는 홍콩에 이어 상하이를 더 해 월 스트리트에 공동으로 대적하기 위해서라고 봐야죠. 지난해 공동부유론을 내세우며 빅 테크를 탄압하던 분위기와 사뭇 달라져 시진핑은 개혁 개방을 더 추진하려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자본 시장 개방만큼 친자본주의적 변화는 없으니까요. 연임은 확정적이며 국내 반대 세력도 없으니 이제는 명분보다 실리, 공산당의 배를 더욱더 부르게 하는 것이 목표가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나 저는 여전히 중국 자본 시장을 100% 신뢰하지는 못합니다. 정말 시진핑의 생각이 바뀐 건지 다시 공동부유론을 내걸며 규제가 심해질지 시진핑을 제외한 아무도 예측하기 어려운 불확실성이 첫 번째 이유입니다. 그리고 중국이 아무리 금리를 낮게 설정해 경기를 부양하려고 해도 중국 경제 역시 전 세계와 연결돼 있으므로 중국 역시 경기침체 스태그플레이션에 이르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죠.

중국 주식은 2000년대 후반 잠시 붐이 일었습니다. 당시 강남 아파트 대신 중국 주식 산다는 말도 나돌 정도로 인기가 있었죠. 그러다 시진핑이 집권하고 2015년도부터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해 사람들의 관심이 줄기 시작했습니다. 현재도 중국 증시는 2015년 최고점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 두 달 동안은 독야청정하면서 오른 것 같지만 시계열을 늘려보면 지난 7년 동안 중국 주식은 오르긴커녕 마이너스였던 거죠. 월 스트리트도 투자는 하지만 믿지는 못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똑같은 회사의 주식을 상하이 선전 홍콩 등 여러 곳에 올려놓은 점도 수상하고 회사의 재무제표에 대한 믿음, 그리고 민간기업이라고 해도 실제 의사결정에서 자유롭게 CEO가 결단력을 봘휘하는지에 대한 퀘스천 마크가 남아 있죠. 그리고 저는 미국에 상장돼 있는 중국 기업의 ADR 투자 또한 불안한 시각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건 증권도 아니고 나중에 해당 기업의 주식으로 바꿔준다는 일종의 차용증일 뿐인데 중국 정부가 언제 태도를 바꿔(특히 미국과 갈등이 심화되면)태환을 하지 않겠다고 버틸지도 모르기 때문이죠. 중국 정치에서 받는 리스크는 어떤 식으로든 사라지지 않을 전망입니다.

따라서 저는 7월부터 반등의 조짐이 보이는 국내 증시와 미국 증시가 좀 더 상승하기를 바라며 중국 주식이나 ETF에 대한 투자는 여전히 조심하겠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지금 들어갔다 물릴 수도 있고요. 6월이면 모를까 조금 늦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한국에서 그리고 미국에서 돈을 벌 수 있다면 정치적 리스크를 지면서 굳이 중국 주식이나 ETF에 투자할 이유는 없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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