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한 글은 아니지만,
글을 쓰게 된 순간부터 조금씩 달라진 것이 있다.
듣는 음악의 가사,
드라마나 영화 속 대사,
일상에서 스쳐 지나가는 단어들,
간판에 적힌 짧은 문장들까지도
하나하나 그 안의 ‘의미’를 다시 떠올리곤 한다.
무의식적으로 반복되는 단어 속에서
사람의 본모습이 드러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예를 들어,
누군가 ‘일’ 얘기만 한다면 그 사람의 세계는 아마 ‘일’일 것이다.
‘맛있는 것’만 이야기하는 사람은 ‘맛’에 대한 관심이 가득한 사람일 테고.
그런데,
어느 날부터 남 욕만 늘어놓고
누구 얘기만 재잘재잘 떠드는 이가 눈에 들어왔다.
쉴 새 없이, 이유도 없이, 그렇게 누군가에 대한 이야기만.
처음엔 듣기 싫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그 사람은 들어주는 이가 없기 때문에
그저 계속 ‘남’ 이야기만 반복하는 걸까.
정작 자신의 이야기를 할 땐
그저 허세 섞인 말들로 포장해낼 뿐,
진짜 ‘나’에 대한 얘기는 없는 껍데기 같았다.
어쩐지 낯설지 않았다.
예전에 내가 그랬기 때문이다.
속은 텅 비었는데
겉만 그럴싸하게 포장했던 시절의 나.
그래서 그 사람이 싫었던 거다.
그 사람을 미워한 게 아니라,
그 사람에게서 떠오른 ‘예전의 나’를 외면하고 싶었던 걸지도 모른다.
문득 깨달았다.
인생은 정말 돌고 도는구나.
과거의 내가 미웠기에,
지금의 내가 그런 사람을 거울처럼 마주하고 있는 건 아닐까.
그래서 다짐했다.
‘남’이 아닌, ‘나’에게 관심을 가지자.
나를 더 자주, 더 깊게 들여다보자.
지나온 시간을 반성하고 또 반성하며
앞으로 만나게 될 사람들과의 인연이
더 따뜻하고 단단해지기를 바란다.
그리고 언젠가,
지금처럼 ‘그런 사람들’이 내 앞에 보이지 않게 된다면,
그건 내가 더 나은 내가 되었기 때문에
내가 만들어낸 미래의 환경이 나를 보호하고 있기 때문이겠지.
오늘도 나를 다듬는다.
그리고 또 한 걸음, 나아간다.
꾸준함이 나를 성장시킨다
-글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