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우지 않아도 괜찮아: 절제가 알려준 새로운 시작

by 글림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무엇이든 마구 먹어보고, 마구 달려보고, 마구 사보던 날들.
끝까지 닿아보니 끝에는 텅 빈 허망함만이 남아 있었다.


갖고 싶다는 그 작은 욕망이 어느새 나를 집어삼키고,
빠져나오지 못한 채 질척이는 마음의 늪에 잠겨 있던 건 아닌지.


왜 원하는 걸까.
왜 필요한 걸까.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건 어쩌면 본질이 아닌 찰나의 자극—
욕심을 건드려 잠시 반짝이게 한 허망한 욕망일지도 모른다.


살아가는 데 정말 불필요한 것들이 많다.

iuliia-pilipeichenko-mS_QzcElEAo-unsplash.jpg 사진: Unsplash의Iuliia Pilipeichenko


그 불필요함을 안고 얻고 사고,
또 버리고 비우고 다시 채우고…
그 반복 속에서 문득 깨닫는다.


나는 무엇을 채우려 했던 걸까.

자꾸만 갖고 싶어지는 마음,
자꾸만 사고 싶어지는 마음.


그래서 쇼핑앱을 닫아보기로 했다.
‘사야지’가 아닌 ‘필요 없어도 괜찮다’라는 시선으로.


참고 또 참고, 욕망을 마주하며 절제해보니
내 삶에는 필요 없는 것들이 참 많이 쌓여 있었구나 싶었다.

그러면서도… 욕심도 참 많았네, 하고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그렇게 하나씩 정리하며

새로운 기운이 들어올 자리를 만들어본다.


새로움은 언제나
정리의 시간에서부터 시작되니까.


무엇이든 무리하지 않도록,
무엇이든 지나치게 욕심내지 않도록,

오늘도 조용히 절제를 연습해본다.


-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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