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은 낚시처럼,

by 글림


글쓰기는 어쩐지 낚시와 닮아 있다.
“아, 글감아 빨리 나와라…” 조급한 마음으로 낚싯대를 흔들수록
묘하게도 물고기가 입질을 하지 않듯,


글감 역시 잡히지 않는다.


“왜 아무것도 안 떠오르지…?”
혼자 속을 태워봐도 소용이 없다.

오히려 그런 마음일수록 글감은 더 멀리 달아난다.

신기하게도, 글을 ‘잡으려’ 집중할 때보다
그저 멍하니 물결을 바라보거나
책 몇 페이지를 천천히 넘기다 보면
어느 순간 마음이 풀리고,
그 틈으로 슬며시 글감이라는 작은 물고기가 떠오른다.


sean-musil-Ry0dQK2xHdM-unsplash.jpg 사진: Unsplash의Sean Musil


결국 편안해야 떠오른다.
즐길 수 있어야 오래, 꾸준히 할 수 있다.


억지로 잡으려 하고, 가지려 하고, 욕심을 부릴수록
물고기도, 글감도 멀어져 간다.

반대로 부담을 내려놓고 나를 즐기고 있을 때
그것들은 먼저 다가와 준다.

마치 “이제 준비됐지?” 하고 알아서 잡혀주는 것처럼.

그러니 글과 너무 싸우지 말자.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재밌게, 나답게 쓰면 된다.


오늘 떠오르지 않는다면
그건 오늘의 물결이 고요한 것뿐.
그냥 쉬어도 된다.

대신 떠오르는 날엔
망설이지 말고 훌훌 써 내려가면 된다.


그게 결국, 나를 가장 편하게 하고
가장 오래 글을 사랑하게 해주는 길 아닐까,


-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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