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생각 없이, 마음 편히 쓴 글은 이상하게도 인기가 많고
오래 고민하고, 작고 단단하게 잘 썼다 싶은 글은 오히려 반응이 없을 때가 많아요.
정말 알 수가 없죠. 그래서 더 많이 쓰려고 합니다.
알 수 없으니까요…!
나도 좋고, 독자도 좋아해 주는
그 ‘시선의 색감’을 찾고 싶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색은 핑크예요.
하지만 아무리 “핑크 좋아해 주세요!” 외쳐도
핑크를 좋아하지 않는 독자라면 쉽게 좋아하기가 어렵겠죠.
사람마다 마음이 머무는 색이 다르니까요.
그래서 나와 대중의 시선이
플러스와 마이너스처럼 오차를 줄여가며
조금씩 맞춰지는 순간을 바라보며
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 줄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합니다.
글을 많이 써야 하는 이유도 바로 이것 같아요.
블루를 좋아하는 독자, 그린을 좋아하는 독자…
다양한 색을 가진 사람들 속에서
내 글 역시 여러 색이 쌓이고 모이다 보면
그 컬러들이 결국 ‘나’라는 사람을 만들고
그 색이 누군가를 끌어당기게 되더라고요.
글쓰기는 텍스트 기반 SNS를 활용해서 그런지
글에서도 색감이 선명하게 드러나요.
많은 사람들이 쓰고, 읽고, 답하고, 공감하면서 드러나는 취향들.
정말 다양하고, 매번 새롭습니다.
그래서 저 역시 저 스스로를 선명히 정의할 수 없어요.
그저 좋은 글로 또 다른 좋은 글을 만들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스쳐가는 생각을 흘려보내지 않고
이렇게 붙잡아 두는 이유도
이 모든 과정이 결국 나를 채우고
내 안에 스며들길 바래서예요.
물처럼 끝없이 변해가듯
저도 글을 쓰며 변해갑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그저 ‘내 취향’일 뿐,
어쩌면 고집처럼 한 색만 붙들고 있었던 건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나는 이게 좋아.
그럼 그걸로 공유하고 공감받으면 되지만,
내가 좋다고 남도 좋을 거라 확신하는 순간
오히려 마음의 문을 닫게 만드는 건 아닐까 싶어요.
모든 사람의 색감은 다르고
그 다양함 속에서 배울 게 참 많습니다.
더 많이 받아들일수록
더 많은 색을 표현할 수 있는
‘무지개 같은 작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상상을 해봐요.
아직 가야 할 길은 멀지만요.
핑크를 외치던 내가
어느 날은 블랙을 말하고,
또 어떤 날엔 블루, 그린…
나만의 색을 찾아 헤매다
혹은 찾지 못하더라도
지나간 무지개의 흔적들이
언젠가 내 글을 대신 말해줄 거라 믿습니다.
꼭 한 가지 색만 고집할 필요가 있을까요?
저는 그저 다양한 색감,
다양한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글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