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 써야지 하는 순간, 도무지 떠오르지 않을 때가 있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게 무엇인지, 깊은 고뇌에 빠져
썼다 지웠다를 반복한다. 억지로 또 한번 끄적여보기도 하지만,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이지?' 싶어 결국엔 창을 닫고 만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어느새 몇 주가 흘러가 있다.
‘쓴다’라는 행위가 나에게 어떤 의미일지 진지하게 고민해본다.
하지만 쉽게 정의할 수 없었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지만,
무엇보다 내 안의 것들을 표출하고 표현하고 싶기 때문이다.
나는 스스로도 알 수 없을 만큼 계속해서 변화하는 존재다.
알고 또 알아도 끝이 없는, 마치 우주의 미지수 같은 나.
하지만 글을 쓰는 나는, 이제야 내가 원하는 삶을 조금씩 발견하고 있는 듯하다.
30대가 되어서야 빙글빙글 겉돌며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했던 불안한 내가,
글을 통해 안정감을 느끼고 내가 누구인지 서서히 깨달아간다.
쓰면서 알게 되고, 쓰면서 정리되는 것.
글쓰기는 마법 같은 힘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비가 올 듯 말 듯 구리구리한 날씨일수록
생각이 글로 쏟아져 나오는 걸 보니,
나는 날씨가 흐릴수록 영감이 치솟는 타입인가 보다.
요즘은 책 욕심도 부쩍 늘었다. 읽어야 할 책들은 산더미인데,
자꾸만 새로운 책에 눈길이 간다. 오늘도 또 구매 해 버린 나
읽어야 새로움을 깨닫고, 그 새로움이 나에게 도파민을 선사한다.
매일이 새로운 나.
"글을 쓴다는 것은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다. 쓴 만큼 나는 나를 알게 된다."
— Anne Lamott
그리고 언젠가는
새로운 글로 가득 찬 책 속에서 '나'를 마주하고 싶다.
계속 쓰다 보면 그런 순간이 올 것 같다.
어느새, 글쓰기는
나의 삶의 일부가 되어버렸으니깐.
꾸준함이 나를 성장시킨다
-글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