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커피 한 잔을 내리고, 요가로 몸을 깨우고 책을 펼치고,
그림을 그리며 조금씩 나를 돌보는 시간을 만듭니다.
하지만 일찍 일어나지 못하면 그 소중한 취미 시간도 자연스레 줄어들죠.
그래서 새벽엔 무조건 일어나려고 알람을 맞추고, 벌떡 일어나려 애를 씁니다.
그런데 오늘은 실패했어요. 일어나서 흑염소 진액을 따뜻하게 마시곤
다시 스르르 잠에 빠져버렸죠. 어젯밤 늦은 회식 때문이었는지
눈꺼풀이 자꾸만 감기더라고요. 이럴 땐 억지로 버티지 않아요.
내 몸이 원하는 만큼 조금 더 자주는 것도 나를 위한 일이니까요.
예전에는 "무조건 다 하자!"라는 마음으로 스스로를 몰아붙였는데,
그게 나를 더 지치게 만들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그중에 "오늘 하고 싶은 거 하나"
그것만 고르기로 했습니다. 그게 훨씬 더 편안하고,
기분 따라 고르는 재미도 쏠쏠하거든요.
잠깐 자는 그 단잠은 꿀처럼 달고, 깨어난 뒤엔 다시 하루를 살아낼 힘이 생깁니다.
출근 후, 퇴근까지 온 에너지를 쏟고 나면 집에 도착했을 땐 배터리의 80%는 방전 상태.
그래서 저녁엔 나를 위한 회복 시간을 준비해요.
맛있는 저녁 한 끼, 가볍게 마음을 위로해줄 도파민 충전.
마트에선 딱 오늘 먹을 만큼만 식재료를 사고,
남은 재료는 소중히 보관해둡니다.
다음 날엔 또 다른 요리를 검색하고 도전하는 재미,
그것만으로도 삶이 참 맛있어집니다.
그리고 넷플릭스 드라마,
남편과 함께 보내는 유일한 힐링 타임. 웃고, 울고, 떠들며
하루의 피로가 스르르 녹아내립니다.
그렇게 2~3시간의 짧은 자유 시간, 그리고 다시 잠들 시간.
하루는 그렇게 또 빠르게 지나갑니다.
"오늘이라는 날은 두 번 다시 오지 않는다.
그러니 눈부시게 살아야 한다."
— 나쓰메 소세키
조금 아쉬운 하루.
하지만, 참 재미있는 하루.
시간이 왜 이렇게 빨리 흘러가는 걸까요.
아마도 그 하루가, 내 마음을 가득 채우고 있어서겠죠.
꾸준함이 나를 성장시킨다
-글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