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해돋이, 새해 첫 곡이 있다면 새해 첫 책도!

<수달 씨, 작가 되다>

by 무아노


어디서, 누가 시작한 지 모르지만 자신만의 '새해 첫 곡'을 들으며 한 해가 잘 흘러가길 바라는 인터넷의 문화가 있다. 제목과 가사를 보면 느낌이 올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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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진- 청춘만화 후이(HUI)의 버전 청춘만화

비행이 망설여지기도 하겠지만 한 번뿐인 이 모험을 겁내진 않아 오늘보다 오래된 날은 없으니 어서 날아오르자


적토마.jpg 친구가 매년 보내주는 해돋이 사진, 가지 않아도 기분이 난다


아무래도 추운 아침, 해돋이를 보러 가기는 귀찮고 뭔가는 하고 싶었던 사람이 만들어 낸 것이 아닐까 싶다. 물론 나도 그중 하나였기에 1월 1일 00시, 집에서 청춘만화를 들으며 일기를 써 내려갔다. 몇 년 간 글쓰기에 관한 이야기만 있는 일기장에 또다시 작가가 되고 싶다는 이야기를 썼다.


브런치작가.jpg

물론 나는 브런치가 인정해 준 작가지만 웹소설을 출판한 작가가 되고 싶으니까, 그걸 위한 다짐이자 기도였다. 그러다 '새해 첫 책'에도 의미를 담아 읽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찾은 건『어쩌면 글을 잘 쓰게 될지도 몰라』였다. 작법서니까 도움도 되겠다 싶었는데, '어쩌면'이란 말이 마음에 걸렸다. 추측보단 확신이 좋았기에 다시 눈을 돌린 나에게 『수달 씨, 작가 되다』가 보였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수달 씨, 작가 되다』는 그림 동화책이다. 주인공인 수달 씨는 우체국에서 일하며 동화, 시를 쓴다. 아, 그래서 작가구나라고 생각했던 건 친구 하마 씨가 나오며 작가 도전기라는 걸 알게 된다.

우연히 작품들을 본 하마 씨는 투고를 권하고 수달 씨는 용기를 내봤으나 번번이 떨어진다. 수달 씨는 울면서 지내다 '꿈같은 거 안 이뤄도 살 수 있어'하는 지경에 이른다. 하지만 모든 것에서 소재를 찾아내는 수달 씨는 또 새로운 책을 쓰고 투고를 한다. 결과는 또 부정적이지만 마지막으로 보낸 출판사를 통해 결국 작가가 된다.


수달 씨가 쓴 작품 중 마음에 든 건 『수줍음쟁이의 방귀 소동』이다. 우체국에서 방귀를 참던 아기 스컹크가 하늘로 두둥실 떠올랐다가 방귀를 뀌면서 천천히 돌아왔다. '애들이면 다 방귀를 좋아하는지 아냐'는 출판사의 거절 이유 중 하나가 있는데, 난 방귀가 나와 재미있었다.


수달 씨는 계속 글을 썼고 인정해 주는 친구 덕분에 도전을 했다. 그래서 작가가 된다. 그런 수달 씨의 꿈은 계속 동화 작가로 사는 것으로 바뀌었다. 수달 씨는 알까 모르겠다. 그런 모습이 부러워 결국 글을 놓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는 독자가 여기 있다는 걸.

나도 울며 "작가가 되는 꿈 따위는 꾸지 않을 거야. 꿈을 버릴 거야"라고 할 때가 다시 찾아올 것이다. 그래도 결국 글을 놓지 않은 수달 씨처럼, 그렇게 한 해를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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