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PO에 체했을 때, 이 책을 꺼내 먹어요

<스포트라이트>

by 무아노

어느 날 인터넷에서 본 내용이 와닿아 상사와 후임 사이에서 괴로워하는 친구에게 보내주었다.


통제.png 출처 페이서스코리아 인스타그램


그리고 또 시간이 흘러, 친구는 남편에게 추천받은 책을 나에게 알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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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을 읽는 것만으로도 『스포트라이트』가 친구에게 꼭 맞는다는 걸 느꼈다. 정지혜 작가의 책 제목처럼, 그녀의 남편은 정말 한 사람만을 위한 『꼭 맞는 책』을 골라주는 '책처방사'였던 것이다.

타인을 위한 처방이었고 그저 친구와 더 공감하려고 읽었던 책은 나에게도 큰 도움이 됐다.


책은 FOPO(Fear of Other People's Opinions), 타인의 의견에 대한 두려움에 대해 다룬다. 아마 모두가 타인의 의견에 흔들려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는 비난뿐 아니라 칭찬을 의미한다.


"베토벤은 일찌감치 깨달았다. 자신이 사랑받을 수 있는 이유는 그의 존재 자체가 아니라 그가 무엇을 이루어내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을 말이다. 사랑과 인정을 동일시하는 환경에서 자란 사람은 대개 타인의 인정에 의존하는 성향을 보이게 된다." p. 45-46


지속적으로 칭찬을 듣지 못하면 불안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자신이 무리에 기여하고 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다는 의미니까. 예로부터 인간은 무리에서 배제되지 않기 위해 애썼다. 홀로 된다는 건 죽음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조금 아이러니한 것은 현대인은 더 이상 무리에 끼지 않아도 생존 위협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는 이유가 무엇일까?

약해진 공동체의 연결고리 속에서 자아가 가장 우선시 됐다. 이런 경우 "성공도 실패도 모두 오롯이 자기 책임으로 간주된다." p.215 성공에 기뻐하지 못하고 '다음에 하지 못하면 어떡하지?' 하면서 실패에서는 눈을 돌린다. 방어하려는 태도는 타인의 평가에 예민하게 반응하게 되고 '두려운 시선'의 영역으로 넣게 된다.


어떻게 하면 FOPO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책에서는 7가지의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1. 직업, 성과, 통장 잔고로 정의하지 않기

2. 내 가치를 남에게 맡기지 않기

3. 뇌가 두려움을 느끼는 것을 인정하고 사로잡히지 않기

4. 타인은 생각보다 나에게 관심 없다는 걸 알기

5. 타인의 말을 짐작하고 넘겨짚지 말기

6. 타인의 의견을 받아들이고 해석하는 것도 내 안의 믿음과 편향에 달려 있다

7. 나보다 내가 행할 가치에 집중하기


책을 읽는 동안 오래전 관둔 회사의 상사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직접적으로 한 건 아니고 동료가 전해준 말이었지만. 여하간 내 업무 능력이 부족하다는 말이었는데 반박하지 못하고 고꾸라지고 말았다. 왜냐하면 그가 한 말이 내가 은연중 가지고 있던 불안함이었기 때문이었다.

'역시나'하고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제야 깨달았다. 상사에게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달라 하던가, 내 앞에서 한 말도 아니니 그냥 흘려보냈어야 했다는 걸.


사실 타인의 의견에서 벗어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벗어났다 생각했는데 문득 그 사람이 했던 말이 나를 괴롭힐 수 있다. 그러니 전문가가 바로 옆에서 자신도 같다면서 조언과 해결방안을 주는 듯한 이 책을 옆에 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보는 것이 좋다. 단어를 모르면 사전을 보고, 통장 잔고가 없을 때 비상금을 확인하고, 조리법이 헷갈리면 레시피를 보는 것처럼.

더불어, 사랑하는 누군가 타인의 시선에 체해 있다면 기꺼이 그의 '책처방사'가 되어 이 책을 건네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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