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즐기는 글쓰기

by 드림그릿

by 드림그릿 박종숙


희망은 좋은 거예요. 아마 최고로 좋은 걸 거예요.

그리고 좋은 것은 사라지지 않아요. - 쇼생크 탈출-


최근 넷플릭스에 올려진 '쇼생크 탈출'을 다시 시청했다. 7번 넘게 본 영화지만 볼 때마다 감동이 오래 남는다. 이 영화의 주제는 'HOPE'이다. 내가 쓰고자 하는 글과도 어울리는 단어이다. '쇼생크 탈출' 메인 포스터에는 주인공인 앤디가 쇼생크 감옥 탈출에 성공해 자유라는 것을 알았을 때 비바람이 몰아치는 가운데 하늘 향해 포효하는 모습이 나온다. 아래에는 "두려움은 너를 죄수로 가두고, 희망은 너를 자유롭게 하리라!"라고 되어있다. 이 포스터는 내가 지치고 힘들었을 때마다 힘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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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생크 탈출 감독 프랭크 다라본트, 출연팀 로빈스, 모건 프리먼, 개봉 1995. 01. 28. /2016. 02. 24.재개봉]


이 영화를 매력 있게 만드는 요소 중에 모건 프리먼의 내레이션이다. 주인공 앤디를 1인칭 시점이 아니라 3자인 레드 시점으로 차분하게 그려진다. 빗나간 그의 20여 년의 감옥생활은 희망이란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앤디는 매일 조금씩 구멍을 파기 시작했고, 독방에 갇힐 것을 알면서도 죄수들에게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곡을 틀어주고, 수감자를 위한 도서관을 만든다. 앤디는 기막힌 상황 속에서도 자신을 지키고 버터 낼 수 있었을까? 그의 말처럼 희망은 좋은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글 쓰는 사람이 되려면 부지런한 독서와 글쓰기가 중요하지만 영화 시청을 권하는 것은 영화를 통해 간접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 안의 강한 울림이 필요할 때는 영화가 적격이다. 여행을 떠나고 싶지만 떠날 용기가 없을 때 가장 쉬운 방법으로 그 나라와 관련된 영화를 찾아본다. 영화 대사는 내게 영감을 주고 그 언어가 내게 글을 쓰게 한다. '미드나잇인 파리'도 좋았고, '마이뉴욕다이어리'도 그 시대를 엿볼 수 있어서 보는 것만으로도 눈 호강을 한다. 직접 경험은 아닐지라도 상상만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다. 책을 못 읽었다면 특히 소설이나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 영화는 찾아서 꼭 시청하기를 추천한다. 오늘도 영화 속으로 들어가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곳으로 여행을 떠난다. 파리에도 뉴욕에도 세계 어느 곳이든 영화를 통해 간접경험을 할 수 있다.


영화 '미드나잇인 파리'에서는 약혼녀와 파리로 여행 온 소설가 '길'은 낭만을 만끽하고자 혼자 밤거리를 산책한다.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 열두 시가 된 순간 클래식 푸조에 올라탄 길이 도착한 곳은 1920년대 파리, 평상시 그토록 동경하던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된 그는 헤밍웨이, 피카소, 달리 등 전설의 예술가들과 친구가 되어 꿈같은 시간을 보내지만, 길의 마지막 선택을 보면 자신이 사는 시대의 소중함을 깨치고 지금 현재가 가장 좋다고 말하는 것 같다. 우리가 그토록 동경하던 시대에 산다고 해도 꼭 지금보다 더 행복하다고 장담할 수 없을 거예요. 어쩌면 우디 앨런은 이 영화를 통해서 파리 예찬 말고도 현재의 소중함을 넌지시 말하고 있는 것 같다.


글을 쓰려고 보니 다독 가도 아니며 그렇다고 인생의 큰 고난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물론 나름 만만치 않은 고비들이 있긴 했지만 독자들에게 자양분이 될 글을 쓰기 위해서는 늘 신선한 재료가 갈급해진다. 그래서 작가들은 일부러 많은 경험을 한다. 쓰고 싶은 소재를 찾아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어떤 글이 정해지면 직접 답사를 하고 자신의 글쓰기 공간을 확보한다. 그러나 아직 예비 작가인 나에게 그럴만한 시간도 체력도 역부족이다, 그럴 때 좋은 영화는 나에게 많은 인사이트를 준다. 북클모임에서 지금 혼자만의 시간을 일주일 정도 가질 수 있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물었다. 그랬더니 거의 대부분 '여행 가기'였다. 코로나로 인해 어디든 갈 수 없었던 시기에 글쓰기는 내성적인 사람의 간절한 무기가 되어주었다. 글쓰기를 하지 못했더라면 나는 끓어오르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오랫동안 방황했을 지도...


우디 앨런 감독은 성실한 사람으로 유명하지만 자신이 정한 분량만큼 매일 글을 쓴다고 한다. 하루하루의 삶을 소중히 여긴다. 그 성실함이 우디 앨런으로 하여금 수십 편의 영화를 만들게 한 게 아닌가 싶다. 물론 무작정 기록만 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신기루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보고, 듣고, 읽은 것을 내가 원하는 일과 연결해서 지금 할 수 있는 것들을 실천해 보는 것까지 이어지는 그런 '쓰기'를 말하고 있다. 그러니까 소소한 오늘의 일과를 정리하는 일기일지라도 그 안에는 내가 느끼고 배운 것들에 대한 단 한 줄이라도 내 생각을 거쳐서 정리하는 일, 내 목표와 연결 지어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내는 것, 그런 쓰기 활동을 오랜 시간 하는 것을 말한다. 내 생각을 정리하면서 만들어가는 나만의 통찰과 나만의 철학, 그 과정을 기록해가는 문장이 꼭 화려하고 아름답고 문학적이고 감동을 줄 필요는 없다. 투박하더라도 진심이 느껴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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