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드림그릿 박종숙 Mar 18. 2023

봄날의 햇살

인생의 어느 시절이 가장 좋을까.. 모든 나이마다 고유의 색깔이 있기에 특정 짓기 어렵다. 그 나이에 맞는 지금의 색깔이 아름답다. 나이 듦이 싫어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지 않지만 나와 연결된 이들이 그리워 그때를 회상하곤 한다. 하늘에 계신 부모님도 언니도 친구도 모두 보고 싶다. 그리운 만큼 깊숙한 외침이 꺼이꺼이 울음이 된다. 나이가 들었나 보다. 요즘 나의 취미는 나이 든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살피는 거다. 그들도 그 시간까지 익어가기 위해 어떻게 보냈을까.. 궁금해진다. 

봄이 오니 꽃들이 피어나고 지금의 아름다운 자연의 색깔을 다시는 못 볼 것처럼 온몸으로 받아들인다. 산책하다가 나이 지긋하신 노인 부부가 손잡고 가는 모습이 보인다. 모든 세월을 통과하면서 살아온 두 분은 여전히 서로를 존중하며 사랑하고 있을까.. 손잡고 걸어가시는 모습만으로도 보여주시는 것 같다. 감사하게도 아직 흰머리가 없는 편이지만 하얀 머리를 한 정갈한 할머니의 모습도 정겨워 보인다. 서로를 챙겨주는 노부부의 모습은 보는 이로 찡하게 한다. 열심히 운동하시는 노인분들도 멋있어 보인다. 영화 [인턴]의 마지막 부분에 보면 70세의 벤 이 공원에서 태극권을 하는 모습이 나온다. 이 영화를 여러 번 보긴 했는데 마지막 장면이 자주 생각난다. 사실 요즘 노년의 삶에 관심이 많아서인지, 관련 책과 영화를 찾아서 읽고 있다. 길 가다 우연히 만난 노부부의 모습을 사진에 담는다. 그들 각각의 시간을 사진으로 찍으며 다가올 나의 시간을 상상해 보기도 한다.


나의 색깔은 어떤 색깔일까? 빛바랜 노을 색이 아닌 파스텔톤 색이었으면 좋겠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우영우가 친구 수현에게 말해주었던 '봄날의 햇살'처럼 누군가 그렇게 불러주면 좋겠다. 따스한 미소를 지닌 어른으로 나이 들고 싶다. 노년의 시기를 규정짓기 어려운 시대를 살고 있지만, 열심히 살아온 실버세대들이 그 에너지를 이제 이웃에게 돌리는 일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작가의 이전글 더 이상 아프지 않기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