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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림그릿 박종숙 Mar 22. 2023

무게를 견디며 사는 것

심리학 용어 중에 '학습된 무기력'이란 말이 있다. 본래는 그렇지 않은데 '나는 할 수 없어. 나는 바보야'라고 생각하며 아무것도 못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태국에 가면 산같이 큰 코끼리가 손님들 앞에서 '쇼'를 한다. 덩치가 큰 코끼리를 작은 소년이 막대기로 다룬다. 이 코끼리는 어릴 때부터 말뚝에 묶어 놓고 조련사가 훈련을 해왔다. "넌 아무리 애써도 도망갈 수 없어. 내 말 들어야 해" 지속적으로 무기력을 학습한 코끼리는 덩치가 산처럼 커져서 이제는 뽑고 도망갈 수 있음에도 전혀 도망가거나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는다. 


우리 모습도 이와 같지 않을까.. '나는 할 수 없다'라고 자신의 가치를 저평가하며 작은 용기조차 내지 못한다. '넌 안 돼. 노력해도 안돼. 기도해 봐도 소용없어. 똑같은 거야.'라고 무기력이 학습될 때까지 코너로 몰아간다. 삶에 대한 믿음조차 무기력하게 만든다. 믿음을 사용 못 하게 한다. 이 무기력에서 어떻게 하면 벗어날 수 있을까? 사실 이것을 이기는 방법은 간단하다. "쿨하게 인정하는 것"이다. '맞다. '내 힘으로는 안 된다. 나는 할 수 없다.'라고 인정하자. 그게 사실이니까.. 아무리 아닌척해봐도 자꾸 우울해지는 내 감정을 그대로 인정하자. 받아들이면 된다. 쉽지 않지만 막상 인정하면 가벼워진다. 나이 들수록 모든 일에 단순함과 감사는 필수 장착 성품이다. 일할 직장이 있음에 감사한다. 책 읽고 글 쓸 수 있으니 감사한다. 지켜보기가 아플 때도 생기지만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있다. 살아가야 할 이유가 생기니 주어진 삶에 절박함과 간절함이 나로 기도하게 한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전 역도 선수 '장미란'이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했다. 장미란 선수에게 "인생과 역도가 닮은 점이 있다면 무엇입니까?"라고 물었다. 그녀의 대답은 "무게를 견디면서 사는 것"이 닮은 것 같다고 했다. 선수일 때는 가장 큰 어려움은 무거운 것을 들어야 하는 것이었다. 드는 것은 그녀의 전문분야이다. 막상 은퇴하고 보니 인생에서 겪는 어려움의 무게는 조금 더 무거운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면서 모든 것이 변했다고 한다.



내 짐을 들고 있기에도 버거운데 거기에 남편, 자녀, 시부모, 직장 등 다양한 무게들이 달려있다. 힘에 부치다 보니 짐을 떨어트릴 것 같아 바들바들 떨고 있다. 언제 이 짐을 다 내려놓을 수 있을까!.. 이게 인생이라면 담담하게 받아들이자. 그저 난 내일을 해나가면 된다. 삶에 미소를 보낸다. 감사 한 스푼 양념을 넣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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