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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혜정 Jun 16. 2022

산촌에 내 집짓기(14)

귀촌 8년 만에 드디어 내 집을 갖는다!!

되메우기 한 집터에

설비 배관작업을 합니다.


미리 묻어두었던 슬리브 기억하시죠?

그 슬리브를 이용해

내외부 배관을 열결 해줍니다.


하나는 생활하수이므로 오수 집수정으로

하나는 정화조로 연결합니다.


그리고

설비의 관건은 구배입니다.

물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도록

그래서 막히는 곳 없이 정화조까지

쭈욱~~ 갈 수 있도록 하는 일!



설비업자는 열심히 삽질을 했습니다.

그야말로 삽질이더군요.

ㅠㅠ

그만큼 공사비도 높았습니다.

업체 구하기도 쉽지 않았고요.


시골이라 그런 건지

아님 지금 인력시장 상황이 다 그런 건지

각 공정별 업체 구하기가

예상보다 힘들었습니다.


서울팀을 데려오는 건

체류비가 추가로 발생하니

공사비가 높아지는 건 피할 수 없는 이치입니다.


현업에 20년간 종사한 저로서

인맥 동원하면 집 하나는 뚝딱이겠죠.

그런데도 서울팀을 부르지 못하는 이 상황이

참으로 애석하고 안타까웠습니다.


결국 모든 업체는

화천과 춘천에서 선정했습니다.

출퇴근이 가능하니 자연스레 경비는 다운되었고

오른 기름값 때문에

주유비만 더 산정해 주었습니다.


실력은....

공정별로 차이가 있었습니다.

마음에 드는 팀이 대부분이었고

마음에 들지 않는 팀이 한 두 업체 있었어요.

^^;;


그럼 실질적인 설비공사 금액 공개합니다.


설비공사비는

평당 19만 원에 계약했습니다.

35평이니까 6,650,000원이 되죠.

거기에 정화조는 별도입니다.

지금은 정화조 설치 및 인허가 비용도 올랐지만

제가 계약할 당시는 2,800,000원이었습니다.

정화조 가져와 설치하고 인허가받는 것까지.

보일러와 도기, 수전은 모두 사 주면

설치까지는 해주는 조건입니다.

그리고 바닥 보일러 배관 설치까지 포함이고요.


보일러 설치 때

스티로폼을 깔고 와이어메시를 놓은 뒤

배관 작업을 하는데요.

그 스티로폼과 와이어메시도 사주는 조건이었습니다.

대신 배관자재는 모두 가져와 시공하였습니다.

참....

비싸죠.

흑!

예산을 많이 오버한 금액

속이 엄청 쓰렸지만

방법이 없었습니다.


금액의 신빙성을 확인하기 위해

다른 업체의 견적도 받아보았는데

한 업체는 평당 22만 원을 불렀고

또 다른 업체는 평당 28만 원을 불렀습니다.

ㅠㅠ

너무 놀라서 심장이 다 벌렁거리더군요.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설비업체를 선정해

바닥 콘크리트 타설 전에

무사히 배관작업을 마쳤습니다.


설비 배관은 마쳤지만

아직 전기 배관이 남아있죠.

전기도 바닥을 타고 들어와야

벽에 콘센트며 스위치며 만들 수 있습니다.

물론 나중에 천정으로 배관을 해도 되지만

기본 배관은 바닥으로 해야 합니다.


게다가 우리 집은

벽체가 전부 노출 콘크리트 마감이라

벽 뒤를 이용한 배선이 불가합니다.

그러니 콘크리트 타설 전에

모든 배관을 묻어놔야 한다는 결론이죠.


일이 많고 복잡하고 어려운 것에 비해

공사비는 설비보다 훨씬 저렴했습니다.


전기 공사비는

평당 14만 원에 계약했습니다.

35평이니까 4,900,000원이죠.

전기용 부자재와 스위치 콘센트들은 포함이고

등기구는 별도고 설치는 포함입니다.


전기도 설비처럼

슬리브를 미리 묻어 두었습니다.

그 슬리브를 찾아

두꺼운 인입선을 묻고

각 실별로 배관을 죽 깔아 놓습니다.


이게 또 좀 힘든 게

철근 배근이 되어야

전기배관을 설치할 수 있어서

ㅠㅠ

전기 공사 업체가 참으로

힘들게 작업을 합니다.


제일 좋은 건

배근 후 전기에게 3시간 정도 

작업 시간을 확보해주는 겁니다.

그러기가 쉽지 않으니

배근한 다음 날

전기공사를 잡고

그다음 날 콘크리트 타설을 하면 맞겠죠.


이것도 다 인건비라

조절을 잘해야 합니다.

다행히 우리는

구조공사를 턴키로 넘겨주어서

인력이 들고나는 걸 일일이 신경 쓰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배관이 완료되었으니

이제 다시 집터에 콘크리트 타설을 해야 합니다.

배관이 자리 잡은 위에

스티로폼을 깔고 다시 철근을 배근합니다.


스티로폼 두께는 건축설계 시 지정해주는데

단열을 생각한다면

두꺼운 것을 쓰는 게 좋습니다.

100T에서 150T까지

현장별로 다 다른데

우리는 150T를 깔았습니다.


이때 화장실 등 다른 바닥보다 좀 낮아지는 부분은

미리 틀을 짜서 설치해

콘크리트 타설 높이에 차이를 주도록 합니다.


우리 집은 모두 평바닥이라

<화장실의 경우 샤워부스 쪽만 2cm 낮게 설계했습니다.>

그런 틀 없이 그냥 작업했고

안방 조는 땅으로 매입되는 형태라

별도의 작업지시를 했습니다.



욕조 들어가려고

한발 들어 담 넘듯 가는 게 싫어서요. ^^

그래서 밑으로 걸어 내려가게 설계했습니다.


배근하는 동안

집으로 들어가는 현관 앞 계단 틀도 짜고

외부로 삥 둘러 유로폼을 댑니다.


간혹 계단을 나중에 각 파이프로 설치하거나

목구조를 걸어서 설치하는 경우도 있는데

역시 콘크리트가 튼튼하겠죠.

^^;;



배근이 끝날쯤

펌프카가 도착했고

펌프가 작동 완료 준비상태로 대기하자

레미콘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바닥 35평 타설에

30루베, 레미콘 5차가 투입되었습니다.



콘크리트 타설 후

한 이틀이라도 좀 놔두었다

다음 공정을 진행해주면 좋으련만

ㅎㅎㅎ

아시죠?

우리 성격 급한 정 사장님.

결국 바로 다음날

벽체 골조 작업을 시작합니다.

ㅠㅠ


뭐...

작업하는 동안

콘크리트는 굳을 거니까...

저는 또 이렇게 현실과 타협하고

정 사장님의 추진력에

두 손을 들었습니다.


벽체와 지붕 골조작업은 8일간 계속됩니다.

어떤 현장은

벽체 먼저 만들어 콘크리트 타설하고

지붕 틀 만들어 지붕 타설 하는 형식을 취하지만

그렇게 되면 엄밀하게 따져

벽체와 지붕이 하나로 연결되는 게 아니니까

튼튼하지 않다고 하십니다.



그동안 제가 봐왔던 곳들은

죄다 벽 따로 지붕 따로 였거든요.

그런데 이건 또

벽과 지붕 일체형으로 작업하신답니다.

그래서 거푸집 작업이 길어집니다.

조금 길고.... 지루한 시간들이었죠.

하지만 참으로 중요한 일이기도 했습니다.


위에 보이는 박공지붕의 틀은

유로폼으로 댈 수가 없어서

전부 현장에서 목공 작업으로 짰습니다.



덩치 큰 거푸집

크레인으로 들어서 올려 고정했습니다.

바람이 불면 작업을 미뤄야 했을 텐데

다행히 바람 많은 곳에

바람이 잦아들어

사고 없이 잘 마무리 지었습니다.




<15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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