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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혜정 Jun 22. 2022

산촌에 내 집짓기(15)

귀촌 8년 만에 드디어 내 집을 갖는다!!

좀 오랜만에 글을 올립니다.

^^

잠시

입대하는 아들과 함께 진해에 다녀오느라고요.

그래서 오늘의 대문사진은

열심히 훈련 중인 아들을 위해

그 녀석의 사진을 올려보았습니다.

ㅎㅎㅎ


진해 해군 교육사령부 앞의 카페에서

마지막 여유를 누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집이 완공되는 걸 못 보고 입대해서

많이 아쉽지만

첫 휴가 때는 새 집 새 방에서

지내다 갈 수 있겠지요.


내내 시골에 박혀있다 탈출하는데

다시 더 시골로 와야 해서

무척 상심하려나요?

ㅋㅋ


사족이 길었습니다.

이제 오늘의 본론으로 들어갑니다.


길고 지루했던 거푸집 짓기가 중반 즘 접어들면

설비와 전기가 다시 투입됩니다.



설비는

벽을 타고 올라와야 하는

수도 배관 자리에 졸대를 대놓기 위함입니다.

콘크리트를 다 부어버리면

수도 배관이 묻힐 자리를

도려내어야 하는데요.

그걸 현장 용어로는 까대기라고 합니다.

오랜만에 현장용어를 씁니다.

사실 입에 착착 붙어있던 용어들이라

차지고 구수하고 옛 생각도 나고 그러네요.


아무튼

옹벽을 커팅해 긁어낸다고 보시면 됩니다.


졸대를 묻어두면 이렇게 공간이 생기는 겁니다.


기껏 콘크리트를 타설 했는데

그걸 다시 도려낸다니.

먼지 나고 힘들고 시끄럽고....

그래서 저는 업체 사장님들께

미리 관을 묻을 수 있도록

안내해드렸습니다.


고단한 작업 없이

미리미리 배관을 묻거나

슬리브를 묻으시라고.


공정까지 체크해

바쁜 와중에 직접 전화까지 해 알렸지만

안 오시는 분들은 안 오십니다.

에어컨은 결국 모든 콘타설 후

엄청 큰 해머 드릴과 엄청 큰 타공 기리를 가져와

무식한 방법으로 배관 선을 뚫었습니다.


알려드려서 미리 온 전기 업체도

도면대로 콘센트를 만들어 놓지 않아

까대기 작업을 피할 수 없었고요.

ㅠㅠ


공사비 비싸게 챙겨가신 설비 업체만

힘든 까대기 없이

슬리브와 졸대로

간편하게 콘크리트와의 전쟁을 마치셨습니다.


그렇게 콘크리트 타설 전에

배관을 설치한 설비와 전기가 빠지고 나면

건축목공은 다시 분주해집니다.

개구부에 미리 짜 놓은 틀을 가져다 설치하고

단열재 스티로폼을 설치하며

유로폼으로 벽을 세웁니다.


우리집은 창이 총 11개

출입문이 현관포함 5개입니다.

개구부 높이는

외부에서 봤을때 모두 H 2100에 맞췄습니다.

간혹  개구부 높이를 다 다르게 하는 분들 계신데

ㅜㅜ

참 보기 안좋습니다.

성격차이일 수도 있고요.ㅎ




여기서 잠깐 짚고 넘어갈 것은

콘크리트와 단열재를 어떻게 시공하느냐 인데.

철콘으로 구조를 바꾸고 나서

우리는 또 열심히 유튜브를 통해 공부했습니다.

물론 ALC에 투자한 시간에는 턱없이 부족했지만요.

ㅜㅜ


콘크리트와 단열재를

동시에 거푸집 안에 넣고 시공하는 방식을 일체형!

콘크리트를 타설하고 난 후

단열재를 시공하는 방식을 분리형!

이라고 한답니다.


전문가들은 일체형의 문제점에 대해

많이도 얘기하더군요.

그래서 우린 당연히

분리형으로 시공할 거라고 다짐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습니다.

언제나. ^^


우리의 정 사장님은

여태까지 분리형 시공을 해본 적이 없다십니다.

일체형으로만 시공했어도

문제 하나 없었다고 호언장담까지 하시고...


그래서 또 우릴 고민에 빠트렸습니다.

해본 적 없다는 분리형 시공을

요구해서 강행할까?

괜히 그랬다가 시공 제대로 못해서

하자 나고 책임 회피하고... 그러는 거 아닐까?

흑!!


결국 또 저는 현실과 타협했고

오랜 경력을 자랑하시는 정 사장님을

다시 한번 더 믿어보기로 합니다.

눈물을 머금고요.



그렇게 폼으로 벽체가 마무리되기 전

단열재를 모두 넣었고

정 남향이라

쏟아지는 한낮의 뜨거운 햇살을

피하기 위해 설계해 넣은

캐노피 거푸집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캐노피는...

신과 왕의 권위를 상징한 것으로

페르시아 아케메네스 왕조의 왕들이

접견 시에 사용하던 천막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멋진 건

중세에는 신이 같이 있다는 것을

상징했다는 겁니다.

좀 멋지죠?


뭐 그래서 캐노피를 하고 싶었던 건 절대 아니고요

화천의 날씨를 8년간 겪으며

꼭 필요한 게 차양막이나

캐노피라는 사실을 터득했기 때문이죠.

^^



처음에는 지붕재로 선택한

리얼징크로 제작할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리얼징크 업체에 견적을 의뢰했죠.

그런데... 허걱!

35평을 덮는 지붕 공사비와 맞먹는

금액이 나온 겁니다.

가뜩이나 리얼징크 값에 놀란 가슴!

두 손으로 심장 깨를 부여잡고 숨을 골랐죠.

뭐가 다 이렇게 비싼 건지... ㅠㅠ

집 짓다 거덜 나겠단 생각을 처음 했던 게

지붕 견적을 받았을 때입니다.


하여 캐노피를 포기해야 하나

막 마음을 고쳐먹고 있던 차

건축목공 반장님께 던지듯 여쭈었는데

넙죽해주시겠다는 겁니다.

그것도 추가 비용만 조금 받고요.


지붕 업체가 천만 원을 넘게 불렀는데

추가금액 조금 더 내는 게 두렵겠습니까?

ㅎㅎ

그래서 전 도면과 함께 상세 치수를 드렸고

반장님은 흔쾌히 거푸집을 짜주셨습니다.

오히려 더 튼튼한 캐노피가 탄생하게 된 거죠.

추가 금액 350만 원에요.




<16편에서 계속됩니다.>

#산촌 #귀촌 #내 집짓기 #건축 #인테리어 #화천 #농막 #땅 #2억 #캠핑 #전원주택 #철근콘크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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