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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혜정 Jun 02. 2022

산촌에 내 집짓기(7)

귀촌 8년 만에 드디어 내 집을 갖는다!!

오늘 대문사진은

화천을 관통하는 북한강 줄기입니다.

집에서 저녁 산책 나왔다가

이렇게 찰칵! 찍어봅니다.


오늘의 이야기로 들어갑니다.^^


운동 좋아하고  운동 잘하는

우리 부부의 유전자를 몽땅 몰아 받은 큰애는

어려서부터 축구 농구 배드민턴...

가리지 않고 뛰어대더니

어느 날 펜싱을 시작했습니다.



그냥 취미로?

아뇨.

전문 선수가 되겠다는 겁니다.

하고 싶다는데 뭐 얼마나 어려운 일이라고

그걸 못하게 막겠습니까.


아! 참고로.

펜싱은 축구, 야구, 농구보다

훨씬 돈이 적게 듭니다.

ㅎㅎ


그렇게 선수가 된 아이는

전국 방방곡곡으로 시합을 다녔습니다.

떠돌이 생활 접고 겨우 안착하나 싶었는데

저는 평일도 주말도 없이

아이 경기가 있는 날이면

땅끝이라도 달려갔습니다.


제법 잘하는 녀석을 보며

감히 선수촌 들어간 국대 아들

뒷바라지하는 꿈도 살짝 꾸어보면서 말이죠.



아무튼

그러느라 자연스레 화천은

등한시하게 되었고

몇 년간 농작물도 심지 않아

이따금 찾을 때마다

밀림을 방불케 하는 우리 땅과 마주해야 했답니다.

도착과 동시에 한숨이 절로 났죠.

ㅠㅠ


"이 풀을 언제 다 정리하나!!"


아주 오래전에 들은 얘기인데

소유하자마자 후회되는 세 가지가 있답니다.

그 첫 번째는 요트.

그 두 번째는 애인.

그 세 번째는 주말주택(별장)...이라는.

돈 들고 시간 들고 정성 들여야 하는 

딱 그런 애들이죠??

이 말이 절실히 와닿는 나날들이었습니다.



그렇다고 귀촌의 꿈을 접은 건

절대로 아니었죠.

그저 어서 빨리 집을 지어야지...

어서 빨리 이주해야지...

하는 생각만 더 절실해지며 그날만을 손꼽았답니다.


큰 애가 펜싱을 시작한 

2015년부터

부상과 대수술을 거치며 펜싱을 접게 된

2020년까지

우리는 참 다사다난했던

시간을 보냅니다.



가만히 신호대기하다 교통사고당하고 작은아이 팔 부러지고 큰아이 다리 수술하고 그 와중에 각종 건축박람회를 찾아다녔습니다.


그렇게 성인이 된 큰 아이는 

이제 우리 부부 손 밖으로 벗어났고,

아니 엄밀히 말하자면  손 밖으로 던져버렸고...^^

오롯이 작은아이가 남게 되었습니다.


모든 게 먼저 커가는 큰아이에게 맞춰지다 보니

작은아이는 뭐든지 

형에 비해 부족했습니다.


캠핑도 덜 다니고

여행도 덜 다니고

관심도 살짝 적게 받게 된....


그래서 화천으로 이주하는 것에 대해

작은아이의 의견을 가장 많이 반영하기로 

우리 부부는 마음먹었습니다.


16년의 삶!

얼마 살지도 않고

많이 알지도 않은

인생의 전부를 보낸 서울에서

갑자기 강원도 화천으로 

모든 것을 옮겨야 하는 상황이니까요.


초등 입학, 중등 입학, 그리고 코로나로인한 비대면 고교 입학까지. 화천고 기숙사 입소날 이렇게나 눈이 펑펑 내렸답니다.


우리야 염원했고 바라 왔던 일이지만

아이들에게는 그렇지 않잖아요.


그래서 중차대한 결정에 앞서

작은아이와 심각하게 대화를 했습니다.

8 학군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다닌 아이에게

우리 화천 가서 살까?

라고 말하는 게 참 염치없었죠.


그런데 

의외로 쿨하게 가겠다고 하는 겁니다.

속으로 쾌재를 부르고

속으로 온갖 몸부림을 치며 기뻐했지만

크게 내색하지는 않았습니다.


우리의 귀촌은

어쩌면 작은아이까지 고등학교를 졸업해야

가능해지겠구나...라고 

나름은 체념하고 있던 차였거든요.


이제 허락이 떨어졌으니

차근차근 계획을 세웠습니다.

우선 손에 돈을 쥐고 있어야

집을 지을 수 있는데

우리에게는 그런 큰돈이 없었으니까요.


가장 쉬운 방법은

서울생활을 완전히 정리하는 것이었습니다.


전셋집 빼고 

화천으로 뜨자!



<8편에서 계속됩니다.>

#산촌 #귀촌 #귀농 #내 집짓기 #건축 #인테리어 #화천 #농막 #땅 #2억 #캠핑 #전원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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