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생크 탈출>로 보는 자유
100명의 범죄자를 놓치더라도 1명의 무고한 사람을 범죄자로 만들면 안 된다
형법의 대원칙 중 하나입니다. 꼬꼬무(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서 방송된 '낙동강변 살인사건' 편은 이러한 형법의 대원칙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해당 사건은 1990년 1월 4일에 발생한 살인사건입니다. 사건의 용의자는 1991년 다른 범죄용의자로 입소한 두 남성이었습니다. 이 두 남성은 경찰의 고문에 의해 거짓 자백을 하여 21년 동안 교도소에서 생활했습니다. 출소 이후 재심을 통해 무죄 판결을 받고 형사보상금을 지급받았으며, 이 보상금으로 장학재단을 설립하였습니다. 두 남성은 21년 동안 억울하게 갇혀 자유를 빼앗겼으며, 그들의 가족은 살인자의 가족이라는 오명을 입었습니다. 이는 형법의 대원칙을 어기는 결과였으며, 강압 수사로 인한 잘못된 판결이 얼마나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제가 이번에 소개할 영화 <쇼생크 탈출>은 '낙동강변 살인사건'과 유사합니다. 영화 <쇼생크 탈출>은 억울하게 감옥에 갇힌 '앤디'(팀 로비스)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1995년에 개봉한 후 현재까지 많은 사람들이 명작으로 꼽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종신형을 선고받은 앤디는 다른 재소자들과 달랐습니다. 그는 감옥에서 자유를 억압받고 외부적인 압박에 시달렸지만 한순간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습니다. 그러한 이유로 많은 사람들은 앤디의 모습을 통해 희망과 용기를 얻고 있습니다. '낙동강변 살인사건'이 재심을 통해 무죄 판결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희망'을 놓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어머니와 동생은 매일 변호사 사무실과 법원을 오가며 자료들을 모았고 분홍보따리에 어머니와 동생이 모아놓은 자료들은 무죄 판결의 결정적 증거가 되었습니다.
영화는 주인공 앤디가 부인의 외도 장면을 차에서 지켜보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다음 날, 앤디의 부인과 정부는 변사체로 발견되었고 당시 총을 소지했던 앤디는 살인범이라는 누명을 쓰게 됩니다. 쇼생크 교도소에 수감된 앤디는 어떠한 감정의 동요도 없어 보였습니다. 그런 그가 좋아 보이지 않았는데요. 다른 재소자들과 달라 보이는 앤디는 악질 재소자들에게 먹잇감이었습니다. 이후 몇 년 간, 앤디는 악질 재소자 무리에게 강간과 폭행을 당하게 됩니다. 앤디는 이런 상황을 수긍하기보다 끈질기게 저항했습니다. 그리고 과거에 은행 부지점장이었던 점을 살려 간수들과 교도소장의 자금 문제를 해결해 주며 힘을 키워고 교도소 내에서는 누구도 건들 수 없는 존재가 됩니다.
여러분은 감옥이 본래 사회와의 격리가 아닌 교화가 목적이라는 거 아시나요? 하지만 특성상 사회와 격리되어 있고 개인의 자유를 통제합니다. 이러한 점이 감옥 내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것입니다. '존 스튜어트 밀'은 저서 <자유론>을 통해 세 가지 영역의 자유가 보장된 사회만이 진정한 자유로운 사회라고 말했습니다. 첫 번째, 내면적 영역의 자유. 두 번째, 개인의 삶을 영위하는 방식(기호)에서의 자유. 세 번째는 결사(누구와 모임을 가지는지)의 자유입니다. 감옥은 이중 내면적 영역의 자유를 제외한 나머지 자유를 모두 억압합니다. 하지만 많은 재소자들은 외부적인 억압 속에 순응하며 '희망'과 '자유'에 대한 갈망과 같은 내면적 영역의 자유마저 스스로 억압합니다. 하지만 감옥은 앤디에게 내면적 영역의 자유를 빼앗을 수 없었습니다. 그는 여전히 '희망'으로 가득 차 있었고 '자유'를 갈망했습니다.
이러한 차이는 앤디가 독방에 다녀온 날 식사 장면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교도소 내 음악을 틀기 위해 독방에 다녀온 후 앤디는 친구들에게 말합니다. "희망은 누구도 뺏어갈 수 없어." 하지만 이 말에 그의 절친 레드(모건 프리먼)는 말합니다. '희망은 사람을 미치게 할 수 있어'.
19년간 수감생활을 이어가며 앤디에게 무죄를 입증할 수 기회도 있었습니다. 앤디가 새로 들어온 재소자를 통해 진범이 누군지 듣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는 자신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교도소장에게 말해보지만 교도소장은 자신의 비자금 관리에 앤디가 필요했기에 방해합니다. 그 사건이 있고 얼마 뒤, 아침 점호에 앤디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알고 보니, 앤디는 19년 전 레드를 통해 얻은 작은 돌망치로 벽을 꾸준하게 파왔고 구멍을 통해 탈옥한 것입니다.
앤디는 탈옥과 동시에 그동안 자신이 관리해 왔던 교도소장의 불법 자금을 모두 인출해 갑니다. 그리고 그동안 저지른 비리에 대해 경찰과 신문사에 알려 복수합니다. 얼마 뒤, 레드는 가석방되었습니다. 사회에 적응하던 레드는 앤디가 했던 말이 떠올라 탈옥 전에 말해줬던 장소에 가봅니다. 그리고 앤디가 남긴 편지와 돈을 발견하는데요. 앤디는 교도소 내에서 꿈꿨던 곳에 있었습니다. 앤디와 레드는 약속했던 장소에서 재회하며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둘의 재회 장면에서 나지막한 레드의 내레이션이 나오는데요.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깊은 감동을 줍니다.
자유로운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기쁨이라고 생각한다.
희망의 긴 여행을 떠나는 자유로운 사람.
태평양이 내 꿈에서처럼 푸르기를 희망한다.
많은 사람들이 시련과 현실에 타협하며 현재 주어진 삶에 만족하고 살아가기를 원합니다. 그렇기에 희망을 품고 포기하지 않는 데에도 용기가 필요합니다. 사람들은 어떤 시련과 고통에도 꿈과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앤디의 모습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얻습니다. 저는 영화를 보며 어쩌면 신이 주신 가장 큰 선물이 '희망'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저도 마치 앤디처럼 포기하지 않고 희망을 가지며 살아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