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감사합니다'로 본 사회
"회의합시다"
JU 건설 감사실에 한 남자가 걸어들어와 대뜸 이렇게 말한다. 옷매무새부터 헤어스타일까지 깔끔한 그는 JU건설 신입 감사팀장 '신차일'(신하균 분)이다. 부임 첫날 그는 감사팀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는커녕 일부터 시작한다.
지난 11일 종영한 tvN 드라마 '감사합니다'는 회사 감사팀을 배경으로 진행된다. 드라마 속 눈길을 끈 인물은 단연코 신 팀장이다. 차겁고 로봇같이 감사 업무에 필사적인 그의 모습은 회차가 거듭될수록 묘한 카타르시스를 불러 일으킨다. 신 팀장이 거침없이 부정을 파헤치고 벌을 주는 모습은 마치 슈퍼히어로가 악을 처단하는 모습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그는 감사는 사람의 목숨이 달린 일이라고 말한다.
신 팀장이 이처럼 감사 업무에 목숨을 거는 이유는 드라마 마지막화에 나온다. 감사팀 신입 시절 그는 상사가 작성한 보고서에서 철근 수량을 속여 기입한 것을 발견한다. 하지만 상사가 대수롭지 않게 설명했고 이를 경시해 공사장에서 큰 사고가 발생한다. 해당 공사장에서 인부로 인하던 신 팀장 부친은 건물에 깔려 사망한다.
다시는 그런 일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신 팀장은 누구보다 철저하게 감사를 했던 것이다.
드라마적 요소가 가미됐지만 신 팀장이 말했던 것처럼 감사는 사람의 목숨이 달린 일이다. 최근 검찰이 주차장이 무너져 '순살 아파트'라고 불린 인천 검단 자이 등 LH 아파트 공사 감리업체들을 재판에 넘긴 것만 봐도 그렇다. 해당 공사 감리업체들은 입찰 물량을 나눠 가지고 심사과정에서 업체들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부실 공사, 설계 등을 감독해야할 업체들이 돈을 받고 심사를 했다는 것이다. 이는 분명히 추후 입주할 사람들의 목숨과 연관된 일이다. 이처럼 감사 즉 감독 업무는 중요하다.
대한민국에는 신 팀장이 필요해 보인다. 이는 매일 뉴스만 봐도 알 수 있다. 모두가 부정을 저지르지 않는 사회는 앞으로도 불가능하다. 다만 신 팀장처럼 막중함을 인지하고 감독하는 자세가 사회 곳곳에 필요하다. 이는 감사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에 한정되지 않는다. 잘못된 것을 보고 넘어가지 않는 자세를 모두가 가진 사회로 거듭나야 한다. 그런 사회로 성장해 나간다면 다소 공정한 사회에 가까워지지 않을까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