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밤에 꿈을 꿨다. 상황은 오랜 친구들을 만나고 집에 돌아가는 길. 나는 문득 부모님께 하고 싶은 이야기가 떠올랐다. 이야기를 전하며 안부도 나눌 겸 전화기를 들었지만 걸 수가 없었다. 부모님은 만나고 싶어도,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도 나는 동요하지 않았다. 담담하게 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마음 속에 하고 싶었던 말들을 꾹꾹 눌렀다.
그 다음 장면은 내가 어릴 때 살았던 집이 나왔다. 밤이 깊었는지 창 밖은 깜깜했다. 아버지 서재 방문이 한뼘정도 열려 있었고 그 사이로 불빛이 새어 나왔다. 들어가자 아버지 모습이 보였다. 나는 부등켜 안고는 "아빠 어디갔었냐고" 연달아 말했다. 그러고는 눈이 떠졌다.
한참을 멍하니 있었다. 5분정도 지나자 현실로 돌아온 것이 느껴졌다. 너무 강렬한 꿈이었다. 살면서 이렇게 현실과 구분이 어려운 꿈은 처음이었다. 나는 현실로 돌아온 것을 깨닫고는 그제서야 안도감에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핸드폰을 켜고 나는 가족 단톡방에 부모님에 대한 마음을 적었다. 새벽 3시 뜬금없이 오그라드는 카톡일지는 모르겠지만 그러고 싶었다. 1분이라도 빨리 전달하고 싶은게 간절했다. 꿈은 허황된 상황을 보여준 것은 맞지만 무엇을 말해주고 싶은지 알 수 있었다. 누군가에게 마음을 전하는데 망설이지 말라는 것이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솔직한 마음을 전달하는데 나이가 들수록 서툴러진다. 유치원에 다니던 시절. 아침마다 부모님에게 사랑한다고 말했지만 나이가 들수록 부끄러워 말하지 못한다. 다른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인생을 숫자 100으로 본다면 그 마지막 숫자에 도달하기 최대한 전에 그 사람과 행복하게 지내는 것이 낫지 않을까.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생각보다 짧다. 그 시간 안에 마음을 자주, 솔직하게 전달하는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오늘이라도 카톡으로 짧게라도 사랑하는 사람에게 마음을 전달해보면 어떨까. 조금이라도 빨리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