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바웃 타임>과 웹툰 <상남자>로 보는 '인생' 이야기
네이버에 연재 중인 웹툰 <상남자>를 알고 계신가요? <상남자>는 일개사원에서 사장까지 오른 한 샐러리맨의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한유현은 성공을 위해 수많은 동료들을 밟고 가족과 친구들을 외면한 채 일에만 몰두했습니다. 동료의 죽음, 부인과의 이혼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던 그는 우연히 처음 보는 바(bar)를 발견합니다. 유현은 바텐더에게 "열심히 살았을 뿐인데, 왜 다들 날 원망하며 떠나죠?" 하고 하소연합니다. 이에 바텐더는 후회되는 삶 하나하나를 바꿀 수 있다면 바꾸겠냐고 묻습니다. 바에서 술을 마신 유현은 정신을 잃었고 눈을 떠보니 한성전자 입사 전 어린 시절로 돌아갔습니다.
저는 <상남자>를 보고 영화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바로 <어바웃 타임>인데요. 사실 <어바웃 타임>과 <상남자> 둘은 타입슬립이라는 설정만 비슷할 뿐 완전히 다른 내용입니다. 그럼에도 <어바웃 타임>이 떠오른 이유는 <어바웃 타임>의 팀(도널 글리슨)과 <상남자>의 한유현에게는 묘한 동질감이 있기 때문입니다.
둘은 모두 과거로 돌아가 일상의 아름다움을 깨닫습니다. 과거 직장인으로 최고의 성공을 해본 유현이지만 그는 자신이 그동안 놓친 수많은 동료들, 연인, 가족에 대한 후회로 가득한 삶을 살았습니다. 그러기에 유현은 일상이 얼마나 소중하고 원망했던 아버지가 얼마나 커다란 사람이었으며 가족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금 깨닫습니다. 그리고 더 이상 동료들은 밟고 올라갈 존재가 아닌 함께해서 더 힘이 되는 존재임을 알게 됩니다.
<어바웃 타임>의 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시간을 돌리는 능력을 알려준 팀의 아버지는 팀에게 인생을 제대로 사는 비밀을 말해줍니다. 그것은 바로 아주 평범한 일상을 한 번 더 살아보는 것이었습니다. 런던에서 변호사 생활로 바쁜 팀은 지루하고 평범한 하루를 한 번 더 살아가며 전에 보지 못했던 것들을 발견하기 시작합니다. 아침에 도넛과 커피를 건넸던 아르바이트생의 미소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법원의 멋진 창살과 거기에 쏟아지는 햇살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말입니다. 일상의 소중함을 깨달은 팀은 어느 순간부터 시간여행을 할 필요 가 없었습니다.
두 이야기가 우리에게 공통적으로 말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일상의 소중함을 깨달은 삶은 후회 없는 삶에 제일 가깝다는 것입니다. 일상을 잃은 성공은 결코 성공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사실 우리는 팀과 유현처럼 시간을 돌릴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그들이 후회했던 순간들에 귀 기울여 봐야 합니다. 미국 9.11 테러 당시 비행기에 탑승해 있던 사람들의 문자 내용은 “엄마, 사랑해! 안녕!”, “여보 사랑해. 아이들 잘 부탁해.”와 같이 사랑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오늘 집에 가서 가족들에게 얼마나 사랑하는지 말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부끄러워서 미루었던 표현들도 기회가 날 때 말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 하루가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하면 많은 것들이 명쾌하게 해결됩니다. 그렇게 보낸 하루들이 모인다면 꽤 멋있는 삶이 아닐까요. 그리고 사실 오늘은 어쩌면 인생의 마지막일지도 모릅니다. 내일은 어느 누구도 예상할 수 없으니까요.
<어바웃 타임>의 팀이 했던 이야기로 마무리해보려고 합니다.
나는 하루하루가 마지막인 것처럼 살려고 노력했다.
나의 특별하고도 평범한 인생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