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42

<천 개의 고원> 하루 네 쪽 읽기, p.183~186

by 미르mihr



언표는 그것이 실행되는 수만큼 있다... 우리가 줄기차게 요구하는 것은 문제를 열린 채로 두자는 것이며, 미리 전제된 모든 구분을 거부하자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랑그-파롤이라는 구분을 거부해야 하는데, 그 구분은 표현이나 언표행위를 작동시키는 모든 종류의 변수를 언어의 바깥에 두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Il y a autant d'énoncés que d'effectuations... nous ne cessons de demander qu'on laisse ouvert ce qui est en question, et qu'on récuse toute distinction présupposée. Avant tout, la distinction langue-parole est faite pour mettre hors langage toutes sortes de variables qui travaillent l'expression ou l'énonciation.






오래전 <<천 개의 고원>>을 집어 들었을 때, 도저히 내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아서 이 책만큼이나 두터운 해설서를 먼저 읽었다. 그리고도 모자라, 책을 읽어보기도 전에 유명 강사의 강의부터 들었다. 그런데 다른 이의 해설을 통해, 어떤 책을 이해한다는 건 과연 무슨 의미일까? 그건 타자의 경험을 전해 듣는 것으로 만족한다는 것, 낯선 물건을 내 안에서 펼쳐볼 때 일어나는 일을 피하고자 함이 아닐까? 하루에 네 페이지를 (오래 시간을 들여) 읽고, 어떤 한 줄에서 받은 알 수 없는 영감으로 이 생각 저 생각을 헤매고, 이런저런 말을 지껄여보는 지금. 여전히 이 책은 이해되지 않는다. 그래도 이 책과 나는 매일 '만나고 있는 중'이고, 그 만남의 흔적은 확실히 남을 것이다.


"이 세상에는 안내가 없다. 어떤 신도 보여 주지 않고 부르지도 않는다. 모든 진정한 작품은, 진정한 한 개인과 마찬가지로, 무엇보다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것은 이미 존재하는 어떤 것에도 부합하지 않기에 무엇과도 일치하지 않는다. 우리는 알지 못하는 어딘가에 이르기 위해 알지 못하는 것에서부터 작업해야만 한다." - 파스칼 키냐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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