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93

<<천 개의 고원>> 하루 네 쪽 읽기, p.397~400

by 미르mihr



우리는 모든 곳에서, 모든 방향으로 절편화(분절)된다. 인간은 절편(분절) 동물이다... 우리는 하나의 소송을 끝마치자마자 다른 소송을 시작한다. 우리는 항상 영원히 소송하고 소송당하는 자로서, 가족, 학교, 군대, 직장으로 옮겨 다닌다.


On est segmentarisé de partout et dans toutes les directions. L'homme est un animal segmentaire... nous avons juste fini un procés que nous en commençons un autre, procéduriers ou procédures pour toujours, famille, école, armée, métier.






카프카의 <<소송>>에서는 삶의 소송에 대처하는 3가지 해법에 대해 말한다. 첫 번째는 소송으로부터의 절대적 해방. 그것은 곧 죽음이거나 그와 같은 삶이다. 두 번째는 일시적 해방. 현재의 소송에서 벗어나기 위해 또 다른 소송 속으로 들어가기. 마지막은 끝없는 지연 작전. 예컨대 소송에 참석하지 않기 위해 소송이 나를 소환할 때마다, 딴짓하기. 그러면 언제나 소송 속에 있으면서도, 결정적인 선고는 피할 수 있다. 비열하고 찌질해 보이는가? 그런데 들뢰즈는 그 방법이 가장 좋다고-혁명적이라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세계 안에서 죽지 않고 살아야 하니까. 또, 전혀 새롭지 않은 또 다른 소송에 휘말리면 우리는 다시 처음부터 모든 과정을 겪으며 삶을 소모해야만 하니까. 그러니 그럴 시간에, 지금 나를 분절하고 있는 이 틈 안에 은밀하게, 아주 작은 숨 쉴 구멍 하나일지라도 능동적-생성적으로 파보는 게 어떠냐고 말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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