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2일.
생각해 보면,
처음 임신 소식을 들었을 때,
기쁨과 함께 찾아온 건 두려움이었다.
오래 준비하고 계획했지만,
"‘노산"이라는 단어는 우리를 움츠리게 했고
"첫 출산"이라는 현실은
우리를 두렵게 했다.
임신 후 우리는
자주 먹던 자극적인 음식을 멀리했고,
출산운동을 위해 짐볼을 샀고,
날마다 태명을 불러줬다.
곧 태어날 아기를 위해
아내는 모자를 뜨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간을 쌓아가며
우리는 조금씩 부모가 될 준비를 했다.
그리고 오늘, 2018년 5월 12일.
오랫동안 기다려온, 작고 소중한 우리 아기.
마음이가 태어났다.
원래 계획과는 다르게 훨씬 길어진 출산시간.
지쳐가는 아내.
결국 의사와 간호사의 개입.
그리고 그렇게, 울음을 터뜨리며 나온 마음이.
드라마에서 보면
보통 그 순간에 울던데...
나는 아무말도, 아무 감정도
제대로 떠오르지 않았다.
힘겨워 하는 아내,
"여기 자르세요. 아버님"
"사진 빨리 찍으세요."
그 모든 상황이
현실이라기엔 너무 급박하고 낯설었다.
어버버, 어버버
내가 뭘 한 거지?
아내는 회복실로,
아이는 신생아실로 향하고
텅 빈 복도에 혼자 남은 나에게
의사가 조용히 말했다.
“산모도, 아이도 많이 힘들었습니다.
아이가 너무 크게 나왔어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 지 몰랐다.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바보처럼.
2018.05.12.
생후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