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울 수 없는 날

조심스러운 걸음

by 아둘내미

출산 후 이틀 동안 병원에 머물며,

아침마다 정해진 시간에 마음이를 보러 갔다.


인큐베이터 안에서 처음 마주한 아이는

내가 살아오며 본 것 중

가장 작고, 소중한 존재였다.


아이를 볼 때마다

마음 깊은 곳에서

처음 느껴보는 묘한 두근거림.


이틀 뒤, 산후조리원으로 옮기던 날.

병원에서 조리원 까지는 고작 1분 거리였지만,

그 짧은 길이 왜 이렇게 멀게 느껴졌는지..


찬 바람이 닿을까 봐

이불로 아이를 꼭 감싸고,

얼굴만 살짝 내놓은 채,

넘어질까봐 한 걸음씩 조심조심 걸었다.


조리원 생활은

그야말로 배움의 시간이었다.

기저귀를 갈고, 아이를 안고, 수유를 돕고,

모든 게 서툴렀고,

아이를 안는 일조차 솔직히 무서웠다.


IMG_6214.JPG 자, 이제 어떻게 해야하지?


혹시 놓칠까 봐,

아플까 봐,

울릴까 봐.


마음이는 분유를 잘 먹지 않았고,

숨쉬는 것도 조금 힘들어 했다.


"조금만 더 지켜보시죠."...


그리고 그날 저녁.

다정한 목소리로 건넨

조심스럽고 낯선 말.


“아이가 산소포화도가 조금씩 떨어지고 있습니다.

병원 집중치료실로 옮겨야 겠어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불안한 마음과 자책이 뒤엉켜

그날 밤은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다음날 아침, 서둘러 찾아간 인큐베이터실.

그 안에서 꿈틀대는 마음이.


손가락 하나, 발가락 하나.

너무 귀엽고 예쁜 마음이.


배에 붙은 기계들을 보며

속상함과 불안함이 몰려왔고,

이불 하나 덮지 않은 채 누운 모습을 보며

춥진 않을까, 걱정이 밀려왔다.


2025-11-15 17 11 35.jpg 추울 거 같은데...


이어지는 아내의 자책.


“내가 너무 많이 먹어서 그런가...”

“자연분만 고집한 게 잘못이었나...”


그 말을 듣는 게 더 마음이 아팠다.


다정한 위로 한마디도

쉽게 꺼낼 수 없었던 나는,

그 순간,

스스로가 참 못나게 느껴졌다.



2018.05.19.

생후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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