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심스러운 걸음
출산 후 이틀 동안 병원에 머물며,
아침마다 정해진 시간에 마음이를 보러 갔다.
인큐베이터 안에서 처음 마주한 아이는
내가 살아오며 본 것 중
가장 작고, 소중한 존재였다.
아이를 볼 때마다
마음 깊은 곳에서
처음 느껴보는 묘한 두근거림.
이틀 뒤, 산후조리원으로 옮기던 날.
병원에서 조리원 까지는 고작 1분 거리였지만,
그 짧은 길이 왜 이렇게 멀게 느껴졌는지..
찬 바람이 닿을까 봐
이불로 아이를 꼭 감싸고,
얼굴만 살짝 내놓은 채,
넘어질까봐 한 걸음씩 조심조심 걸었다.
조리원 생활은
그야말로 배움의 시간이었다.
기저귀를 갈고, 아이를 안고, 수유를 돕고,
모든 게 서툴렀고,
아이를 안는 일조차 솔직히 무서웠다.
혹시 놓칠까 봐,
아플까 봐,
울릴까 봐.
마음이는 분유를 잘 먹지 않았고,
숨쉬는 것도 조금 힘들어 했다.
"조금만 더 지켜보시죠."...
그리고 그날 저녁.
다정한 목소리로 건넨
조심스럽고 낯선 말.
“아이가 산소포화도가 조금씩 떨어지고 있습니다.
병원 집중치료실로 옮겨야 겠어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불안한 마음과 자책이 뒤엉켜
그날 밤은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다음날 아침, 서둘러 찾아간 인큐베이터실.
그 안에서 꿈틀대는 마음이.
손가락 하나, 발가락 하나.
너무 귀엽고 예쁜 마음이.
배에 붙은 기계들을 보며
속상함과 불안함이 몰려왔고,
이불 하나 덮지 않은 채 누운 모습을 보며
춥진 않을까, 걱정이 밀려왔다.
이어지는 아내의 자책.
“내가 너무 많이 먹어서 그런가...”
“자연분만 고집한 게 잘못이었나...”
그 말을 듣는 게 더 마음이 아팠다.
다정한 위로 한마디도
쉽게 꺼낼 수 없었던 나는,
그 순간,
스스로가 참 못나게 느껴졌다.
2018.05.19.
생후 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