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을 천천히 도는 아빠의 노래
오늘은 일을 후딱 마치고
집에 와서 성준이랑 놀아줬다.
요즘 성준이는
옆에 사람이 없으면
서럽게 운다.
덕분에 아내는
내가 없으면
밥 먹기도 힘들다.
오늘은 새로 산
핑크색 파인애플 옷을 입혔는데,
머리카락이 삐죽삐죽해서 그런지
너무 귀엽고 잘 어울렸다.
"이건 남겨야 해"
이렇게 찍어도 귀엽고,
저렇게 찍어도 귀엽고.
저녁엔 성준이를 재우는데
계속 울며 보채서
결국 30분 동안 안고,
거실을 이리저리 걸으며
작게 노래를 불러줬다.
노래는 단순했다.
두 소절뿐이었다.
"우리 성준이 참 귀엽네~
우리 성준이 참 귀엽다~.”
엉덩이를 토닥토닥하면서
두 소절뿐인 노래를 부르며
거실을 천천히 걸었다.
한참을 그렇게 걸었더니
성준이가 서서히 잠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아주 조심히,
아주아주 천천히,
성준이를 침대에 눕혔다.
다시 깨서 울기 시작하는 성준이.
등에 센서가 달려 있는 걸까?
다시 성준이를 안고,
엉덩이를 토닥이며
거실로 나왔다.
걸으면서
작게 노래를 불렀다.
“우리 성준이가 제일 귀여워~
우리 성준이는 정말 귀엽지~.”
아까랑 좀 다른 것 같은데?
몰라.
그냥 부르자.
2018.08.03.
생후 8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