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번호 53 번
며칠 전부터 성준이 콧물이 조금 났는데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계절이 바뀌면 늘 그렇듯
금방 괜찮아질 거라고, 마음대로 믿어버렸다.
3일 전엔 열도 조금 올랐다.
그런데 이미 출근 시간이었고
나는 그냥 나가 버렸다.
그날도 밤 12시까지 야근이었다.
다음 날, 아내에게서 연락이 왔다.
콧물이 더 심해졌다고.
바로 퇴근해서 병원에 가고 싶었지만
그날도 늦게까지 일이 잡혀 있었다.
아직 주차가 익숙하지 않은 아내는
혼자 병원에 가자니 불안해했다.
시간 날 때마다 연습은 시키고 있지만
막상 ‘오늘 혼자’가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택시라도 탈래?”
유모차, 카시트, 짐들까지...
택시는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오늘 일찍 퇴근은 힘들어?”
사무실을 한 번 둘러보고,
일정을 한 번 더 확인하고...
대답은 이미 정해져 있는데
말이 잘 안 나온다.
“미안...”
그날도 결국 밤 12시.
어제도 출근해 일하는데
오전 11시쯤, 또 연락이 왔다.
성준이 체온이 38도까지 올랐다고.
당장 나가야 할 것 같은데
야근은 이미 정해져 있었고
내일은 토요일.
병원은 또 미뤄졌다.
다행히 열은 금세 내려갔다고 했다.
그 뒤로 다시 오르진 않았다고.
제발… 아프지 마.
내일은 눈 뜨자마자 병원에 가자.
그 말만 몇 번이나 속으로 반복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오늘,
아침 일찍 집 근처 소아과에 도착했다.
대기 번호 53번.
예상 대기 시간 2시간 30분.
다행히 1시간 30분쯤 기다려
진료를 볼 수 있었다.
구내염이었다.
열은 이미 떨어져 있으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콧물약만 받아 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
‘똑딱’이라는 앱이 있구나.
다행히 1시간 30분쯤 기다리고
진료를 볼 수 있었다.
구내염인데 이미 열은 떨어 져서
크게 걱정할 거 없다고 한다.
콧물약만 받아 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
똑딱이라는 앱이 있구나.
처음 알았네.
2018.11.17.
생후 19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