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 조금 더 쉬면 안 될까?

동료의 말.

by 아둘내미

어제저녁.

아내에게 생각해 둔 말을 말했다.


이제 두어 달 남은 복직.

"집에서 조금 더 쉬면서 성준이를 좀 더 돌봐줄 수 있을까?"


육아가 너무 지친 건지.

10년을 쌓아온 걸 내려놓기가 두려운 건지,

아니면 나의 월급이 작아서인지.

아내는 아무 말도 없었다.


사실 알고 있다.

단순하게 10년간 해온 일을 포기하는 게 아니라는 걸.


이후로 다시 취업하기 어려운 상황이 올 수도 있고,

경력이 끊긴 뒤엔 원해도 돌아오기 힘들 수 있다는 것도.


혹시 내가 육아휴직을 쓰는 건 어떨까.


오늘 직장 동료에게 물어봤다.

"남자가 육아휴직을 쓰는 건 어때요?"


돌아온 말은 내 예상과 정말 달랐다.

"회사가 바쁜데 그건 좀 이기적인 것 같은데..."

"남자가 왜 육아휴직을 써요?"

"외벌이 하면 되지. 나도 외벌이인데."


우리 사정을 구구절절 설명하고 싶지는 않았다.


5년 전 결혼할 때 전 재산이 천만 원도 안 됐던 것도,

그동안 가족들을 챙기느라 돈을 못 모았던 것도,

집 보증금이의 90프로가 대출이라는 것도.


그냥,

맞벌이 부부에게도,

부모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사람에게도

조금 더 선택권이 있으면 좋지 않을까.


오늘만큼 답답한 적이 없었는데.


2026-01-12 13 18 44.jpg 엄마 아빠 걱정도 모르고 해맑은 성준이. 앞니가 위에 두 개, 아래 두 개. 물리면 엄청 아프다.






2019.02.18.

생후 28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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