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하지 못하면, 마음은 늘 늦는다.
어제 꿈에 아버지가 나와서 그런가.
오늘따라 아버지가 너무 보고 싶다.
아빠가 너무 보고 싶다.
갑자기 쓰러지시고,
중환자실에 실려 가신 아버지.
그날 들은 말,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말.
다행히 고비를 넘기고,
그다음 들은 말은 폐암 말기였다.
항상 근육 가득하던 모습은
점점 야위어 갔고,
너무 힘들어했고,
가끔 욕도 했고,
많이 아파했고,
그럼에도 가끔 웃어줬다.
아버지가 아프기 1년 전,
내가 무리해서 억지로 함께 했던 해외여행.
그게 그나마 지금 내 마음을 덜 아프게 한다.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니.
생각해 보면 난 늘 아버지에게
짜증을 내고, 설교를 하고, 화를 냈다.
아버지를 이해할 수 없었다.
내가 힘들게 산 건 아빠 탓이라고만 생각했고,
내가 여기까지 살아온 게 아빠 덕분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담배 피우지 말라고 화를 냈다.
술 마시지 말라고 화를 냈다.
그게 아버지에겐
유일한 스트레스 푸는 방법이었을지도 모르는데.
나는 사실 성격이 참 많이 꼬여서,
사랑해도 사랑한다 말 못 하고,
고마워도 고맙단 말 못 하고,
걱정돼도 걱정된단 말을 잘 못했다.
이렇게 적고 보니
참 바보 같네.
나랑 교대해서 형이 집에 들어간 사이,
아버지는 임종을 맞이하셨다.
나는 아빠에게 심폐소생술을 하며
이 말만 계속 되뇌었다.
“아빠가 엄마 지켜줘야지.
아빠가 엄마 지켜줘야지.
아빠가 엄마 지켜줘야지.”
아빠 사랑해,
그 말조차 못 하고
바보같이 부탁만 했다.
조금만 더 아빠로 남아서
가족을 지켜달라고.
내가 지금 너무 힘들어서
또다시 편히 쉬는 아빠를 찾는가 보다.
너무 힘들어
늘 생각하지 않으려 애써 눌렀는데,
가끔은 꺼내서 보고 싶다.
오늘은
잘 참아지지 않는다.
2019.03.09.
생후 30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