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김치공정에 맞서다
논란의 중심인 ‘파오차이(泡菜)’를 아시나요?
중국 쓰촨(四川)성 지역의 절임 채소 음식으로, 소금, 고수 등을 물에 끓여 식힌 즙에 각종 채소를 넣고 절이며, 제조공정에 조미 단계를 추가해 맛을 더합니다. 1차로 배추, 무 등 원료 채소를 소금에 절인 후, 절인 채소에 고춧가루, 마늘 등 다양한 부재료로 양념해 ‘2차 발효시키는’ 김치와 완전히 다른 식품이죠. 하지만 김치의 세계적 지명도가 높아지면서, 중국은 ‘김치의 원조는 중국’이라는 근거 없는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지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메인미디어센터(MMC)와 미디어 빌리지 식당에서 김치를 파오차이로 표기한 것에 대해 조직위원회 측에 항의한 바 있는데요. 항의를 받았음에도 한자 표기를 그대로 두거나, 오히려 중국의 다른 배추절임 명칭으로 바꾸어 논란이 됐습니다. 영문 표기와 설명은 ‘Kimchi(김치)’로 정정했지만, 한자 표기는 ‘한궈파오차이(韩国泡菜’)’ 또는 ‘한시파오차이(韩式泡菜)’ 그대로. MMC에는 중국 동북 지방의 배추절임 음식인 ‘리바이차이(辣白菜)’로 바꿔 표기한 것이죠. 하지만, 세계가 중국의 억지를 두고 보기만 할까요?
미국 연방 정부가 11월 22일을 김치의 날로 공식 기념할 전망입니다. 캘리포니아, 버지니아 등 일부 주(州)에서는 이미 김치의 날을 기념일로 선포했지만, 연방 차원에서 의회가 공식 기념일로 지정하도록 결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미국 연방 하원 감독위원회가 오는 12월 6일, 김치의 날 결의안을 본회의에 올려 채택할 것을 전했습니다. 결의안에서는 김치가 유산균, 비타민 등 풍부한 영양소를 제공하는 한국의 전통 식품이며, 최근 미국에서 한국계가 아닌 다양한 소비자들에게 사랑받고 있음을 명시했습니다.
실제로, 올해 1월부터 8월까지의 김치 수출량은 3만 377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했습니다. 미국 수출량은 19.9%나 급증하면서 전체적인 김치 수출을 이끌고 있죠. 김치의 위상은 계속해서 세계 각지로 전파되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의 경우, 지난 7월 한국이 김치 종주국임을 명시한 김치의 날 제정 결의안을 통과시켰고, 미국뿐만 아니라 브라질 상파울루시, 영국 런던 킹스턴 어폰 템스(Kingston upon Thames) 왕립구도 각각 6월과 7월에 김치의 날을 제정 및 선포했다고 합니다. 세계 차원에서, 김치 산업 진흥 및 김치 문화 계승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죠.
우리나라 또한 각종 행사를 추진하며, 김치 종주국으로서의 위상을 재정립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관광지의 식당 메뉴판, 넷플릭스의 일부 영상 등에서 김치를 파오차이로 오역한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한국 정부의 ‘공공 용어의 외국어 번역 및 표기 지침’에 따르면, 김치의 올바른 중국어 표기는 ‘신치(辛奇)’입니다. 우리 가까이의 문화 속 잘못된 표기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것이 우리 것을 지키는 시작이 될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