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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MMA MAGAZINE Dec 30. 2023

[Editor's Pick]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

새해 다짐은 '물질적 미니멀리즘'입니다




2024년 다이어리는 구매하셨나요? 새로운 목표와 자신과의 약속, 다짐으로 시작하는 저의 새해 다이어리에는 대청소를 하거나 집안 분위기를 바꿔보고자 하는 다짐이 항상 적혀 있는 것 같습니다. 수납 및 청소용품이 새해를 활기차게 시작하며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결심 상품’으로 떠오른 것은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이미지 출처: 오늘의집


G마켓의 2019년 12월 매출 분석 결과에 따르면, 공간 수납 박스, 소품 정리함, 이동식 정리함 등 정리와 관련된 상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2%, 54%, 53% 늘어났습니다. 당시 G마켓 관계자는 “최근 2~3년 동안 ‘미니멀리즘(단순함을 강조하는 문화사조)’이 이슈로 떠오른 데다 새해를 앞두고 묵은 것을 버리고 새로 시작하고자 하는 분위기 속에서 청소 및 정리 용품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는데요. 업계는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거주 공간이 좁아져 물건을 보다 효율적으로 보관할 필요가 생겼다고 설명하며, ‘정리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일본의 정리 컨설턴트 곤도 마리에(Kondo Marie)의 영향력을 언급하죠. 

 

이미지 출처: Netflix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 


미니멀리즘 열풍의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곤도 마리에의 격언입니다. 그녀는 물품을 처분하는 과정에서 설렘을 주는 건 남기고, 그렇지 않은 것들은 과감히 버리라고 강조합니다. 이런 정리법을 담아 2011년 출간한 저서 ‘정리의 힘’은 일본과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에서도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세계적으로 1,200만 부가 팔렸는데요. 이후 자신의 이름을 딴 넷플릭스 리얼리티 프로그램 <곤도 마리에: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 또한 2019년 논픽션 부문 1위, 에미상 2개 부문에 후보지명 됐을 만큼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World Art


정리의 시작은 수납이 아닌, ‘버리기’. 물건을 대량으로 쌓아두지 않고, 의식적이며 책임 있는 소비를 실천하는 것이 필수인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현대인들은 ‘많이 가질수록 더 많이 원하게 된다’는 고전적 진리가 사실임을 깨닫고 ‘물질적 미니멀리즘’을 실천하고 있는 듯합니다. 심리학자 필라르 게라 에스쿠데로(Pilar Guerra Escudero)에 따르면, 물질적 미니멀리즘이란 ‘삶에 꼭 필요한 물건만 소유하는 것’과 연결되는 개념으로, 우리가 물건에 부여하는 가치를 필수적인 것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구분할 수 있게 해주는 새로운 사회적 패러다임이라고 하는데요. 


미니멀리즘은 우리가 가진 물건 수를 줄이는 것만이 아닌, 삶 자체를 미니멀하게 만듭니다. 필요한 물건만 선택한다면, 물건의 기능성, 유용성, 또는 무용성을 판단하는 데 들이는 노력이 줄어들죠. 물건과 지속적인 접촉에서 오는 과잉 경계심 또한 낮아져 그만큼 편안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2024년 새로운 다짐으로 물질적 미니멀리즘을 실천해 보는 건 어떨까요? 개선이나 편의를 위한 욕구는 필요와 구분됨을 아는 것, 그리고 물건을 구매하기에 앞서 물건의 필요성을 연구하며 대안을 찾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삶이 한결 평온해질지도 모르니 한번 시도해 볼 가치가 있어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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