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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MMA MAGAZINE Aug 21. 2024

[Editor’s Pick] 당신의 추구미는 무엇인가요

참을 수 없는 소비의 가벼움

“삶은 내게 너무 무거워요. 하지만 당신에게는 너무도 가볍군요. 나는 이 가벼움을, 자유를 참을 수 없어요. ” 

“파르메니데스는 이렇게 답했다. 가벼운 것이 긍정적이고 무거운 것이 부정적이라고. 그의 말이 맞을까? 이것이 문제다. 오직 한 가지만은 분명하다. 모든 모순 중에서 무거운 것 – 가벼운 것의 모순이 가장 미묘하다. ”

_영화 <프라하의 봄,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중에서


©Orion Pictures

에디터는 요즘 밀란 쿤데라(Millan kundela)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 빠졌습니다. 아마도 많은 분들이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책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인생을 가볍게 대하는 토마시, 사미나와 인생을 무겁게 바라보는 테레사와 프란츠를 통해 사랑이라는 감정을 엮어 인간의 존재에 대한 가벼움과 무거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도서입니다. 아마 여러 번 곱씹어 읽으면 전에 느꼈던 감정과 생각과는 다른 의미를 발견하는 재미도 있을 것 같아요. 에디터 또한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추구하는 인생관은 가벼움인지, 무거움인지 아니면 가벼움과 무거움 사이 그 어딘가에서 방황하고 있는 건지 등과 관련된 생각에 몰두하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무거움과 가벼움은 동일선상에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이와 마찬가지로 요즘 젊은이들은 소비의 가벼움과 무거움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가고 있는데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 제시하는 ‘존재의 철학’은 오늘날 젊은 세대가 소비를 통해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자 하는 노력과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앨리스펑크

현대 사회에서 소비는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는 행위에 그치지 않고, 개인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감정을 표현하는 중요한 수단이 되었습니다. 젊은이들은 이제 물질적 소유를 넘어,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 즉, 추구미를 찾고자 합니다. 일명 ‘디토 소비’라고도 불리는데요. ‘디토’는 라틴어에서 유래한 말로, ‘나도’라는 뜻입니다.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 등 특정 인물이 구매하는 제품을 따라 사는 것을 말하며 따라 하고 싶은 추종의 대상을 설정한다는 점에서 소비의 가벼운 의미라고 해석할 수도 있겠는데요. 디토 소비는 표면적으로는 다른 사람의 소비를 따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젊은이들은 자신만의 추구미를 통해 소비의 가벼움에서 벗어나고 있습니다. 마냥 인플루언서와 스타가 광고하는 제품을 무조건 구매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가치관과 일치하는 대상을 발견하고 의미를 해석한 후 받아들이는 주체적 소비의 한 형태로 볼 수 있는 것이죠. 


©게티이미지뱅크

 ‘주체적 소비’는 소비자에게 ‘선택의 무게’ 를 부여하게 됩니다. 자신이 선택한 브랜드와 제품이 지닌 의미를 고민하며, 그 선택이 자신에게 어떤 책임을 요구하는지도 알고 싶어 합니다. 자신의 소비가 단순한 쾌락을 넘어, 지지하는 가치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는 쿤데라(kundela)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인간 존재의 무게와 상통하는데요. 과거에 자신의 취향을 고려하지 않고 모방의 대상을 맹목적으로 따라하는 ‘모방 소비와’ 달리 가치관에 맞는 대상을 직접 선별한 후 가지각색의 취향에 따라 각기 다른 길로 뻗어 나가고 있는 지금, 디토소비는 가벼워 보이지만 어쩌면 다소 무거움을 추구하고 있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는 게 아닐까요? 이러한 소비는 단순히 물질적 소유를 넘어서, 개인의 선택이 가져오는 의미와 책임을 깊이 있게 탐구하기에 현대 소비 사회에서 소비자가 자신의 존재를 성찰하고, 삶의 의미를 찾는 중요한 수단으로 작용하게 되는 것이죠. 


©Orion Pictures

가벼움과 무거움 사이에서 젊은이들은 자신이 선택한 소비가 가져오는 책임과 의무를 떠안으며, 그 과정에서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찾고자 합니다. 소비는 이제 단순한 즐거움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존재와 삶의 방향성을 고민하게 만드는 무거운 여정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가벼움과 무거움이 공존하는 이 복잡한 여정 속에서, 우리는 나만의 스타일을 찾고자 하는 끊임없는 탐구를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 인생은 가벼움과 무거움의 연속이니까요. 당신만의 추구미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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