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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MMA MAGAZINE Sep 04. 2024

[Editor’s Pick] 안세영이 쏜 작은 공

Show them what crazy can do

최근 파리 올림픽 경기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안세영 선수의 인터뷰가 체육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수상 소감 중 훈련 환경과 관련한 협회의 문제점을 직격하며, 선수들의 권리와 복지에 대한 목소리를 높인 것인데요. 안세영 선수는 “선수들이 최상의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훈련 환경이 매우 중요하다"라며, 이러한 문제들이 선수들의 경기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안세영 선수의 목소리가 체육계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실정인데요. 


©Nike

이러한 상황 속, 안세영 선수가 나이키(Nike)의 새로운 대형 옥외 광고에 등장하며 큰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승리의 맛은 잊기 힘든 법’이라는 슬로건 아래, 그녀의 강인한 이미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데요. 안세영 선수는 이번 광고 출연에 대해 "나이키와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다"라며, "이 광고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운동의 중요성을 느끼고, 도전하는 모습을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습니다. 그녀의 진솔한 메시지는 팬들에게 큰 감동을 주고 있으며, 광고의 반응 또한 뜨겁다는 후문인데요. 체육 협회와의 분쟁 속에서도 안세영 선수를 지지하는 나이키의 모습이 강한 인상을 남겼던 걸까요? 시청자들은 ‘나이키는 항상 여성들의 흐름을 읽는 광고를 기가 막히게 뽑아낸다. 지금 나이키 메인에 안세영 선수가 걸린 것도 나이키답다’고 평가하며, 그녀의 출연이 나이키의 브랜드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는 여론이 대다수였습니다. 


©Nike

한편, 이러한 반응과 함께 2022년에 업로드된 ‘나이키의 50주년 광고 캠페인’도 재조명받고 있습니다. 여성 선수들이 과거와 현재에 걸쳐 마주한 편견과 고난을 극복하는 장면을 담고 있는 해당 캠페인. 성별, 연령, 사회적 배경과 관계없이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싸워왔으며, 그 과정에서 끈기와 열정을 보여준 선수들을 발탁한 것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감정을 드러내면 ‘너무 감정적’이라는 비판을 듣고, 운동하는 여자들이 ‘미쳤다’고 일컬어지는 현실을 여실히 드러냅니다. 이에 대한 나이키의 강력한 대답은 “Fine, Show them what crazy can do”. (괜찮아, 미치면 뭘 할 수 있는지 보여줘) 여성들이 스포츠에서 겪는 현실적인 문제를 강조하고, 보다 많은 이들이 여성 스포츠를 지지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나이키의 노력은 가히 뜻깊을 수밖에 없네요.  


광고는 기업과 브랜드의 이미지를 재고하고 매출을 증대시키기 위해 소비자를 설득하는 중요한 도구입니다. 소비자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고, 그들의 니즈와 문제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점을 어필해야 하죠. 하지만 이러한 광고의 특성 때문에 사회의 보편적인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을 따를 수밖에 없는 현실이 존재합니다. 특히, 전통적인 성역할에 기반한 광고는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성차별적 요소가 여전히 만연해 있으며 광고 모델에서 남성은 ‘힘’과 ‘도전’, ‘성취’를 강조하는 반면, 여성은 ‘아름다움’과 ‘배려’, ‘화합’을 강조하는 경향이 뚜렷한데요. 이러한 경향은 법무법인이나 병원, 금융 분야의 광고에서 남성 모델이 더 많이 등장하는 이유로도 설명될 수 있습니다.


©Dove

고정된 성역할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의 가치와 행동을 변화시키는 광고도 존재합니다. 안세영 선수의 나이키 광고를 본 시청자들이 ‘나이키답다’고 표현한 이유는 여기에 있지 않을까요? 또한 도브(Dove)의 ‘Real Beauty Campaign’처럼 혁신적인 가치를 담은 광고들도 소비자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며, 소수의 얼리 어답터들이 이를 확산시키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아름답다.’ 

‘스스로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은 매일매일 자신을 위해 할 수 있는 선택이다.’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도브는 이러한 캠페인을 통해 우리가 실제(real)가 아닌 왜곡된 미의 표준에 어떻게 세뇌돼 자신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지를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성평등을 주제로 하는 광고, 펨버타이징(feminism+advertising)이라고 말하는데요. 이를 두고 논란도 호응도 많지만, 성 감수성이 점점 중요해지는 시대엔 더욱 강조되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Nike

광고 미디어 속 양성평등에 대한 인식의 변화와 발맞추어, 공직사회에서도 혁신의 물결이 일고 있습니다. 나이키는 글로벌 전체에서 현재 이사급 여성 리더십 비율은 43%에 달하며, 2025년까지 이를 50%로 확대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2019년부터는 ‘우먼 인 나이키’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미국여자프로농구(WNBA)와 제휴를 맺어 은퇴했거나 은퇴를 계획 중인 선수들에게 은퇴 후의 삶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돕고 있죠. 나이키는 광고 외에서도 전 세계 135개 이상의 여성 단체와 협력하여 여성에게 스포츠에 대한 동등한 기회를 제공하는 데 실질적으로 집중하고 있네요.  


광고는 더 이상 단순한 매출 증대의 수단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사회적 가치와 인식을 변화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며, 특히 성평등을 주제로 한 광고는 기업들이 매출 이상의 가치를 추구하고자 할 때 반드시 고민해야 할 부분입니다. 어쩌면 의미 있는 혁신을 이루는 브랜드들은 ‘누구나 경기장을 이용할 수 있고 운동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꾸는 건 아닐까요? 여기에 여성이라는 이유로 허용되지 않는 건 없습니다. 최근 에디터는 이러한 부조리와 잘못된 관행을 타파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우리 조직 문화는 결국 우리가 만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인데요. 젠더 감수성이 점점 중요해지는 시대에서, 우리는 더 나은 조직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모든 이가 함께 만들어가는 양성평등의 길은 이제 시작되었습니다. Just Do It, 그저 하면 될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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