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an 12. 2024
#2 찾았다! 주식보다 높은 수익률
(628일째 기록)
나누면 배로 돌아옵니다. 구세군 홍보와 각종 기부 사이트에 있는 문구. 머리로는 알겠는데, 가슴으로 느끼기는 어려운 말이었다. 새해를 맞고도 그랬다. 아니, 그랬었다.
시작은 세뱃돈이었다. 성당에서 미사 끝에 신부님이 신자들에게 새해인사와 천원을 주겠다고 말했다. 아이를 안고 제대 앞까지 가며 생각했다. 정말 많이 컸네. 한 팔로도 너끈했는데, 두 팔로 지지하고 제대까지 걸으면 무겁구나. 아이의 행동으로 묵직한 허리통증이 멈췄다. 신부님이 특별히 두 배 더 주신 2천원을 받자마자 내려달라고 하더니, 봉헌함에 바로 넣었다.(!) 자신의 돈으로는 부족했는지, 엄마와 아빠가 받은 돈까지 봉헌함에 넣는 모습에 놀라서 웃음이 났다.
더 놀란 건 그 이후의 일. 제대 뒤로 돌아오니까 몇몇분이 아이의 손에 돈을 쥐어주었다. 당신이 받으신 세뱃돈과 아이에게 주는 용돈으로. 받자마자 바로 봉헌하는 아기의 모습에 배우셨다고. 분명히 건강하게 자랄거라는 덕담과 함께. 그렇게, 아이의 나눔은 10배 이상으로 돌아왔다.
나누면 배로 돌아온다는 말을 믿기로 했다. 아이의 마음으로 나누면 분명 그렇다는 걸 배웠으니까. 나눔만 그런 건 아니다. 조건없이 사랑하고, 웃으며 살자고 다짐한다. 아이처럼 시작하는 새해 첫 날의 이야기.
+ 장난감처럼 갖고 놀다가 구겨진 천원도 정겨운 새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