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람들은 한국이 정말 망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극심해지는 저출산, 치솟는 자살률.
세계는 대한민국을 가장 암울한 나라라고 비웃는다.
그런데 중국에 수년, 유럽에 1년 살아보니 한국만큼 천국인 나라가 없었다.
영국에서는 병원을 예약하고 일주일을 기다리지만, 한국에서는 단돈 만원으로 1시간 만에 진료와 약을 처방받는다.
파리에서 작은 쌀국수 한 그릇만 시켜도 2만 원인데, 한국에서 고기 푸짐한 국밥 조져도 만원 정도다.
한국의 대도시 집값이 비싸다고는 하지만, 서울역 부산역 빼고 길거리에 노숙자가 안보일만큼 주거에 대한 기본적인 보호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국가라고 생각한다.
난 문득 자문하게 되었다.
도대체 이 천국 같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한국 사람들이 불행한 이유는 무엇일까.
출산율이 급감하고 자살률이 상승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한반도 땅에서 처음으로 굶어서 죽는 국민이 없게 할 수 있을 정도로 풍요로운 대한민국에서,
약자를 보호하고 노인을 배려하며 부도 나눠갖는 선진 대한민국에서,
왜 사람들은 불행을 이야기하는 걸까?
그렇다.
‘가짜 괴로움’
객관적 괴로움이 아닌,
사회로부터 조장된 가짜 괴로움.
당장 대한민국 땅만 벗어나보자.
21세기 문명 세계에서 가자지구 전쟁은 현재진행중이다.
이스라엘에 공습 폭격에 수많은 민간인들이 다치고 사망했다.
한 여성이 인터뷰에서 ‘차라리 핵폭탄이라도 써서 이 지옥에서 꺼내달라’라고 했다.
이런 전쟁통에서도 우리보다 많이 낳고 자살은 할 수 없는것이다.
아프리카의 수많은 국가들에서는 여전히 식량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수많은 아이들이 영양실조로 목숨을 잃고, 성인들도 극심한 육체노동에도 음식을 구하지 못하고 산다.
식량조차 구하지 못하는 저주받은 인생에서도 우리보다 많이 낳고 자살은 할 수 없는것이다.
런던, 파리와 같은 세계적 대도시들에는 극심한 빈부격차가 존재한다.
치솟은 최저임금으로 인해 취약계층의 노동시장 규모는 심각하게 축소되었고, 알바자리조차 구하지 못해 많은 사람들은 집을 잃고 노숙자가 된다.
잘곳도 제대로 못구하는 상황에서도 우리보다 많이 낳고 자살은 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런 게 진짜 괴로움이다.
생명이 위협받고, 돈과 식량을 구걸하고, 길에서 노숙하는 괴로움.
근데 이런 괴로움들로 가득 찬 파탄난 국가들보다도 대한민국의 출산율이 낮고 자살률이 압도적으로 높다.
정말 애석하기 짝이 없는 상황이다.
나라가 위험해서도, 돈이 부족해서도, 집이 없어서도, 일자리가 없어서도 아니면
도대체 원인이 무엇이란 말인가.
대한민국은 어떤 나라인가.
작금의 평범한 가정에서 생활하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조선시대 사대부 양반집보다도 좋은 집에, 좋은 음식을 먹고 좋은 옷을 입고 산다.
한반도 3000년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도 한미동맹과 우월한 자주국방 전력으로 외세의 침략에 굳건하며 그 어떤 한반도의 역사보다 대한민국의 입지가 높은 편이다.
괄목할만한 한류 문화의 성과로 국제무대에서도 당당히 어깨를 피고 다닌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대한민국 땅에
'오늘보다 내일이 나을 것 같다'는 낙관이 사라지고
청년들이 꿈을 꾸고 그것을 실현시키리라는 희망이 사라져 버렸다.
1찍이니 2찍이니 편을 갈라 싸우기 바쁘고
노인을 공경하고 약자를 배려하며 공동체를 위해 희생하는
박애주의와 공동체주의에 입각한 선진국의 면모 또한 사라지고 있다.
뭐가 문제냐고 나에게 묻는다면
그렇다.
시민들의 불편과 불안을 먹고살고
그로 인한 분노를 자양분으로 권력을 공고히 하는 정치 세력들.
그 암적인 정치인들이 끊임없이 대중들에게 너는 피해자라는 암시를 주고 있고
특유의 선전선동으로 정치적 불안감을 증폭시키며
과도하게 현실을 낙담하고 그 불안을 도구삼아 정치적 포지션을 확장하고 있다.
대한민국 사람들은 출산율과 자살률에 대한 원인을 다양하게 제시한다.
돈이 없어서, 일자리가 없어서? 집값이 비싸고, 물가가 비싸서? 빈부격차가 심하고 사회불평등이 심해서?
인도의 열악한 노동환경, 절망적인 임금 수준, 공고화된 계급사회에도 꾸준히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이스라엘의 외교 및 군사적 리스크와 각종 사회 불평등에도 출산율이 2.5에 육박하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유감스럽게도 대한민국의 상황이 점점 더 악화되는 이유는 나라를 이끄는 지도자들이 해결책을 위한 조준을 엄한 곳에 하고 있기 때문이다.
효과가 미미하거나 전혀 없는 곳, 심지어 상처를 덧나게 할 곳에 대한민국 국민의 혈세를 왕창 퍼붓고 있다.
이슈가 터질 때마다 등장하는 각종 선심성 정책들과 대중의 인기에만 철저하게 영합하는 포퓰리즘 행태들.
돈을 준다느니, 부채를 탕감해 준다느니, 지원금을 준다느니, 공공일자리를 늘린다느니
국가를 운영하는 사람들에게는 이 세태의 근본적인 이유가 안 보이는 것일까.
내가 생각하는 모든 것의 원인은 결국 '국민 개개인이 느끼는 감정'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감정은 결국 국가가 만들어내는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선진국 이상의 가치를 향유하며 살아가면서도
전쟁통에 있는 나라들보다 더 불행하고, 노숙자가 판치는 나라보다 더 돈이 없으며,
하루에 수백 명의 노동자들이 죽는 나라들보다 불평등이 심하다고 생각한다.
정치가 국민들의 불안을 조장하며 그렇게 생각하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대한민국에 있는 피해망상부추김자들과 이상주의자들을 배격하는 것이다.
희망보다 불행을, 낙관보다 위기를, 화합보다 분쟁을 이야기하는 정치세력을 멀리해야 한다.
시민단체와 배타적 이익단체들에 대한 지원을 대폭 감소시켜야 한다.
각종 사회 분란을 조장하는 등 공동체를 위해하는 단체들에 대한 법률을 강화하고 이익을 위해서 범법조차 마다하지 않는 행태들을 끝까지 처벌해야 한다.
특정 사회 분위기를 조장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원천 차단하는것이다.
더욱이,
그동안 국가가 개입하여 시민단체, 노동단체 등에 과도하게 투여되며 소요되었던 재원들을
스스로 건사하고 노력하여 경제적 안정을 이룩하고자 하는 우리 세대들을 위한 국가적 지원과 보조로 대체된다면
다시금 출산율이 오르고 자살률이 하락할 것이라고 자부한다.
그렇다.
우리 청년세대는 돈과 집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어제보다 오늘이, 오늘보다 내일이 기대되는 꿈과 희망이 가득 찬 사회.
열심히 노력한다면 뭐든 해낼 수 있을 것만 같은 열망으로 가득 찬 사회.
가족을 사랑하고 소방관 및 군인을 존경하는 아름다운 사회.
부모의 재산보다 내가 흘린 피땀눈물이 더 존중받는 사회.
돈 몇 푼과 관짝 들어갈 때까지 오르지도 않는 공공주택이 아니라
열심히 살고자 하는, 행복한 가정을 꾸리려 하는 분위기가 조성된 사회를 원하는 것 같다.
이상,
과거보다 현재를 이야기하고
현재보다 미래를 이야기하는
희망과 꿈을 이야기하는 대한민국을 소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