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민들은 세계 어느 나라 사람들보다 '깨어있는 시민'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양분된 정파적 이해와 유불리에 매몰되어
대통령으로서 양심과 정세에 입각해서 시행하는 국정운영에 조직적 불신을 조장하고, 척결해야 할 적폐로 타겟 잡아 공격한다.
엄밀히 말하자면 선출직인 작금의 대한민국 대통령은
과거의 왕들처럼 개인적인 판단과 야욕으로 국가의 미래를결정하는 사람도 아니며,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도 아니다.
대한민국은 삼권분립이라는 제도를 채택하여 국가의 강력한 권력을 적절하게 분배하였고,
대통령이 입법을 수행할 수도, 사법권을 행사할 수도 없다.
오히려 입법기구가 대통령실보다 강한 힘을 가진 적이 있었고, 밉보이거나 잘못하면 언제든지 제거될 수 있음을 우리는 목도해 왔다.
수많은 사람들이 대통령이 추진하는 정책과 국정운영에 강력하게 반발하며 심판을 요구했고, 실제로 최고통치자 탄핵을 두 번이나 이루어냈다.
그러나 요즘 특히 '민주시민'이라고 자평하는 사람들의 이것이, 과연 국가에 대한 우려심으로부터 발인한 것인지 매우 의문스럽다.
사람들은 상대방을 공격하는 것에 익숙해졌고 갈등과 혐오는 또 놀이로써 발전하고 있다.
평소에 정치에 관심도 없던 사람이 최소한의 공부도 하지 않고, 조장된 진영논리에 편승하여 부화뇌동한다.
피켓과 확성기를 들고 거리에 나와 다만세를 부르고, SNS에 본인의 모습을 뽐내며 업로드한다.
평소에 거대정당 당대표 이름도 모르던 사람들이 갑자기 인스타에 뉴스를 캡처한 스토리를 올리고, 특정 사실에 대해 깊은 사색도 없이 본인의 소신이라며 글귀를 도배한다.
민주주의의 승리라며, 국민이 이루어낸 승리라며 환호하며
반대되는 의견을 가진 사람들에게 필사적으로 돌을 던진다.
깨어있는 척 도덕적 우월감을 만끽하며 특정 인물과 상대 진영에 대한 혐오를 지속한다.
타성에 젖어 스스로 사고하는 것을 멈춘 사회.
정당은 아이돌 팬덤화되었고, 바람피고 음주운전한 사람들도 귀엽다며 우쭈쭈하는 쇼츠를 양산한다.
가치관은 상실된지 오래며, 물질과 돈만 추종하는 천민자본주의적 작태가 정치 지평에서도 발현하고 있다.
헌법 1조 1항도 모를 만큼 법 지식도 없는 사람들이 판사에게 돌을 던지고 검찰개혁을 성토하며,
존 로크와 존스튜어트 밀도 모르는 사람이 자유주의를 이야기한다.
자본론과 케인즈도 모르는 사람들이 좌파를 맹신하고,
하이에크와 통화주의도 들어본 적 없는 사람들이 우파에 대해서 설교한다.
내가 지지하는 사람은 괜찮다고, 어쩔 수 없다고 살짝 눈을 감으면서,
반대편에 있는 사람은 필사적으로 물어뜯는 역겨운 이중성을 반복한다.
미래세대와 일자리, 경제 그리고 입법은 관심없고
누가 그랬다던데? 누가 뭘 받았다던데? 하는 자극적인 이슈가 세계관을 지배한다.
그러면서 유튜브에 돌아다니는 쇼츠, 배타적 유튜브 채널과 팟캐스트,
그리고 본인이 지지하는 정당이나 정치인이 뱉은 말 등에 철저하게 의탁한다.
스스로를 민주진영이라고 소개하는 정당에서 반복하여 시도하는 반지성적 선동과 폐단들이 증명되어 왔다.
수차례, 아니 수십 차례 광장에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선동적이고도 미신적인 공포가 조장되고, 사람들은 그것을 신뢰하고 분노한다.
분별능력을 상실하여 우매한 추종을 거듭하는 지지자들과
그들이 조성한 사회 분위기에 휩쓸린 사람들을 등에 업고,
철저하게 계획된 정치적 공격과 모사를 통해 사람들을 도구화하여 목표물을 제거한다.
너무나도 자주 그 정치적 시도들이 거짓 선동과 조작으로 밝혀져왔다.
그러나 또 속이고, 또 속는다.
그러나 나는 거짓말에 속은 죄 밖에 없다고,
그 암적인 속임수들에 손을 들어준 사람들에게 철저한 면죄부가 부여된다.
그들은 맹목적 추종을 멈추지 않는다.
그저 상대편을 비난하는 방식으로 화풀이하고,
피켓과 확성기,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가며, 노래를 부르고 구호를 외치며,
스스로가 깨어있다는, 나는 저들과 다르다 하는 그 저열한 선민의식에 빠진다.
설사 내가 지지하는 정당이 계속해서 민주주의라고 광고하며 지지를 호소하여도,
최소한의 지능과 상식, 그리고 양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선동당했던 나 자신과 국가공동체를 분열케 하는 정당에 부끄러움을 느끼고, 또 거짓선동에 휩쓸려 다니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또 바뀌지 않고 양 떼처럼 그 정당이 점찍어준 대로 소리 지르고 피켓 들고 다닌다면,
정말이지 상식 이하의 국민성이라고 할 수 있다.
작금의 대한민국은
상대방을 혐오하고 공격하는 것에 익숙해졌고,
대규모 시위가 노래 부르고 춤추고 깃발 흔드는 기형적 놀이문화로써 발전하고 있다.
공동체의 궁극적 화평을 위해 통합을 이끌어가야 할 정치인들이 오히려 적극적으로 이를 활용하고,
마치 장기말과 같은 민중은 자신의 이익과 삶에 아무 상관도 없는 것에 분노하며, 목표물을 혐오하는 것에 쾌감을 느끼고 있다.
목적은 쾌락인데 분노하고 혐오하면서 자신들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