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T Opto Electronics (688025.SH)
제조업의 본질은 원재료의 가공이다.
날것의 재료를 절단하고 다듬어, 쓸 수 있는 무언가로 만들어내는 것.
애플의 아이폰과 맥북, 테슬라의 EV들과 옵티머스, 엔비디아의 H200과 NVL72라는 슈퍼컴퓨터까지.
사람들은 새롭고 혁신적인 완제품에 시선이 쏠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 혁신적인 완제품들을 가능하게 하는것에 눈에 보이지 않는 수천, 수만 단계의 공정이 있다.
대개 우리가 아이폰의 혁신을 이야기할 때 애플의 디자인과 독보적인 IOS를 이야기하지만, 아이폰과 맥북의 부품들이 어떻게 생산되었는지, 어떻게 조립되었는지, 유리가 어떻게 조각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잘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즉, 제조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완제품도 중요하지만, 거기에 들어가는 원재료들, 그리고 그 재료들을 다루는 공정도 보아야한다. 1400만 영화 왕과 사는 남자에 주연 유해진과 박지훈이 있지만, 영화를 만든 장항준 감독과 수많은 스태프들도 역할도 컸을 것이다.
중국은 제조업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역량을 축적해왔다.
'세계의 공장'으로 알려진 생산단지 뿐만이 아닌, 그 단지에 들어가는 설비, 부품, 검사장비, 중장비 등도 세계를 리드하고 있다. 광동지역을 포함해 선전, 우한과 같은 도시들에는 수많은 업체들의 밸류체인과 협력구조들이 겹겹이 쌓여, 다른 나라들이 수십년을 투자해도 따라잡기 힘든 산업 클러스터 및 생태계 또한 구축되어 있다.
전통적인 제조 공정은 크게 세가지였다.
날카로운 것으로 갈아내는것, 가열해서 녹여내고 붙여내는것, 여러 조각으로 나눠 조립 후처리 하는것.
이것이 지난 몇천년 제조 역사를 지탱해온 전통적인 방식이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고 물건들이 작아지기 시작했다. 요즘의 스마트폰과 노트북은 더 작아지고, AI 칩들은 상상도 못할만큼 더 작아지고 복잡해졌다. 예를 들면, 스마트폰 안에 들어가는 칩 하나의 회로 선폭은 3나노미터, 즉 머리카락 굵기의 3만분의 1 정도라고 알려져 있으며, 전기차 배터리의 극판은 6마이크로미터짜리 동박 위에 정밀하게 코팅된다. 이런 소재를 우리가 아는 전통적 방식으로 가공하게 되면 쉽게 균열이 생기고, 열을 컨트롤 하지 못해 변형이 생기고, 결국 수많은 불량품으로 귀결된다.
이 산업의 격변기 속, 제조업은 다른 방식을 요구하고 있다.
열이 번지기 전에 아예 소재를 절단해 버리는것. 소수점 단위로 조절 가능하여 정밀하게 작업할 수 있을 것.
강한 빛으로 자르고, 빛으로 용접하고, 빛으로 새기는 것.
내가 생각하는 차세대 제조업 공정의 핵심은 '레이저' 이다.
산업용 레이저 시장은 오랫동안 독일의 TRUMPF와 미국의 IPG Photonics 등이 지배해왔다. 그리고 지난 몇십년동안, 중국의 빅테크와 큰 제조업 기업들이 이들의 레이저를 수입해 사용했다.
그런데 지금 그 구도가 변화하고 있다.
중국 업계에서는 国产替代(궈찬티다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는데, 이는 수입산을 국산으로 대체한다는 뜻이다. 이 흐름은 반도체 분야에서 특히 강조되고, 그 덕택에 정부와 기업 단위에서 자연스럽게 레이저 분야에도 큰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CATL, BYD 같은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공정 장비의 국산화를 공개 선언하며, 그 수혜를 받는 기업들이 조용히 성장하고 있다. 최근 중국시장에서 성과를 내는 레이저 기업은 많지만, 특히 내가 들여다 보고 있는 기업은 JPT Opto Electronics (深圳市杰普特光电)이다.
레이저는 이미 산업 전반에 필수적인 공정으로 자리잡았다. 우리가 지금 보고있는 컴퓨터와 스마트폰도 분명 레이저의 역할이 있었을 것이다.
레이저는 종류가 다양한데 그것들을 구분하여 따로 공부해볼 필요가 있다.
가장 흔한 건 CW 파이버 레이저다.
CW는 Continuous Wave, 즉 빛을 끊지 않고 계속 쏜다는 뜻이다. 공장에서 두꺼운 철판을 자르거나, 자동차 차체를 용접하는 등 우리가 흔히 아는 레이저 제조 공정에 사용되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시장에서 상용화된지는 꽤 됐는데, 강하고 빠르고 단순하며,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만큼 수요가 크다.
그만큼 세계시장에서 경쟁도 치열하고, IPG, TRUMPF, Raycus와 같은 다양한 나라의 기업들 모두 이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그러나 요즘 제조업이 더 정밀해지면서, CW 레이저도 한계에 직면했다. 유리와 같이 민감한 표면에 글씨와 색을 입히는 등 민감한 원재료를 다뤄야하는 공정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리나 이산화 실리콘, 규소 화합물 등을 열로 지지면 쉽게 깨질 것이고, 날카로운 것으로 긁으면 곧바로 흠집이 날 것이다.
이러한 특수 소재들을 다룰때 쓰는 것이 바로 MOPA 레이저다. CW 레이저는 등은 빛을 쏘는 패턴이 고정돼 있지만, MOPA는 다르다. 방출하는 펄스의 폯과 주파수를 독립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데, 쉽게 말하면, 빛을 쏘는 타이밍과 세기를 아주 세밀하게 소수점 단위로 제어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정밀한 강약조절을 이용해 민감한 원재료를 다듬고, 새기거나 색을 입히고, 배터리 극판을 자르는 것까지 하나의 장비로 처리할 수 있다. 원래는 다양한 강도를 가진 레이저 장비들을 가지고 여러 공정 단계를 거쳐야 했으나, MOPA 레이저를 이용하여 여러 공정 단계를 간소화할 수 있게 되었다.
이 MOPA 기술을 JPT는 중국 최초로 독자 상용화하고 중국 전방위적으로 파트너쉽을 타진하고 있다.
최근, 아예 새로운 기술이 탑재된 레이저 장비 시장도 개척 및 확대되고 있다.
반도체 제조업 레이저 공정은 또 영역이다. 앞서 말한 레이저들은 모두 적외선 레이저인데, 구리나 반도체 웨이퍼에 적외선은 잘 흡수되지 않는다. 그래서 아예 파장을 바꾸는 방식의 레이저 기술이 개발이 되었고, 그것이 요즘 떠오르는 DPSS레이저이다. DPSS 레이저는 고체 결정을 이용해 초록색(523nm), 자외선(355nm)의 빛을 만들어 낸다. PCB에 작은 구멍을 뚫거나, 반도체 칩을 자르고, 유리 등에 얇고 정밀한 층을 만드는 작업에 사용되고 있다. AI 시장이 크게 성장하는 만큼 반도체 수요도 폭증함에 따라, DPSS 레이저의 시장은 연평균 13% 성장하고 있다고 한다.
배터리 쪽도 또 다른데, 이에 사용되는 레이저가 제일 기술적이며 비싸다고 알려져있다. 초고속 레이저라고 알려진 피코초, 혹은 펨토초 레이저인데, 피코초는 1조분의 1초, 펨토초는 1000조분의 1초의 펄스를 자랑한다. 이 레이저는 펄스가 워낙 짧아서 빛이 닿는 순간 소재가 기화되고, 열이 퍼질 시간 조차 없는데, 열의 발생을 자체를 아예 차단하여 소재 손상을 막는것이다. 예를들면, 6마이크로미터짜리 배터리 동박을 절단할때 조금이라도 열번짐이 생기면 모서리가 뭉개지고 균열이 생기는데, 실제로 배터리 불량의 주된 원인 중 하나가 열관리의 실패에서 기인한다고 알려져있다. CATL과 BYD가 작년부터 대대적으로 이 레이저 설비에만 3000억 가량을 쏟아부었고, 배터리 불량률이 40% 감소하는 등 놀라운 개선률을 보여주었다.
이 피코초 및 펨토초 레이저는 세계에서 중국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 연평균 20%정도 성장하고 있다고 한다.
JPT Opto Electronics는 이 4가지 차세대 레이저를 모두 제조하고 공급하고 있는 유일한 레이저 수직통합 기업이다. 레이저 광원 설비를 넘어 광학 모듈, 제어 소프트웨어, 완성 장비까지 수직 통합된 구조를 갖추고 있어, 정말 다양한 산업들에 조달이 가능하다.
반면, 잘 알려진 레이저 장비 기업들은 여전히 몇가지 특정 레이저 생산 및 공급에 머물러 있다.
최근 JPT와 같은 기업들이 주목을 받고 있는데, 기술을 넘어 대외변수까지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가령 독일이 레이저 장비를 만들면 팔 곳을 찾아야한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로 장비를 만들어도 수출이 감소하고 글로벌 수요가 꺾이면 매출에 직격탄을 맞는다. 요즘 특히 전쟁이니 관세니 하여 지정학이 비즈니스를 크게 흔드는 판세에, 해외 의존적인 수익구조는 제조업의 큰 변수로 자리잡는다.
레이저 수직통합을 이루어낸 JPT와 같은 장비 회사들은 그 변수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세계 최대 제조업 국가인 중국은 내수만으로도 거대한 시장이 존재한다. JPT가 CATL이나 BYD, 심지어는 빅테크와 반도체 회사등에만 레이저를 납품에도 큰 매출을 창출할 수 있다. 위에 말한 国产替代(궈찬티다이)의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는 만큼, 장비나 부품 카테고리는 수출, 환율, 지정학 변수로부터 가해지는 리스크가 덜해지고 있는것은 사실이다. 미중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CATL, BYD, 화웨이같은 기업들은 공급망에서 외국 의존도를 낮추는 것을 중대한 전략적 과제로 추진하고 있는데, 해외로부터 수입되던 부분들이 국내 기업의 기회와 실질적인 매출로 이어지면서 앞으로도 중국 내 제조업 장비 회사들의 중장기적 장래가 밝다.
특히 최근 3년간 CATL은 배터리 기가팩토리를 몇단지씩, 전기차 회사들은 공장을 도시별로 확장하는 등, 제조 및 생산 설비에 대한 수요도 급증하고 있는 추세이다. 하나의 기가팩토리에만 레이저 장비가 수백대씩 들어가는데 그 돈이 기존의 해외 기업이 아닌 JPT를 비롯한 장비 회사들로 집중되고 있다.
또한 주목해야 할 점은, JPT가 단순히 레이저 광원만 파는 회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고객 입장에서 하나의 업체와 계약하면 광원부터 소프트웨어 및 기타 장비까지 일괄 조달이 가능하다는 뜻이고, JPT 입장에서는 가치사슬의 여러 단계에서 매출을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다. 부품만 파는 회사는 가격 경쟁에 휘말리기 쉽지만, 공정 단계 전반의 시스템을 설계하고 납품하는 JPT의 기술력 자체는 진입장벽이다.
차세대 장비, 정밀 장비로 알려진 다양한 레이저를 생산하는 회사인 만큼, 대형 고객 의존도가 매우 높다는것이 리스크라고 보여진다. 특히 장비 특성상 기업이 생산단지를 건설하면서 대규모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많은데, 건설기간이 장기화되면 매출채권으로 처리되어 현금유동성과 자금조달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건 모든 제조 설비나 부품 회사들이 떠앉는 리스크이기도 하다.
대형고객사 위주의 매출구조가 약점이라고 하지만, 레이저 장비는 소모품이 아니다. 한번 납품하면 유지보수 계약이 따라붙고, 고객사가 생산라인을 증설할 때마다 같은 장비를 추가 발주하는 경향이 강하다. 즉, CATL 등이 기가팩토리 하나를 더 짓겠다고 발표하면, 그 안에 들어갈 레이저 장비의 상당 부분이 기존 납품 이력이 있는 업체로 향하게 된다. 장비 교체 비용과 공정 재검증에 드는 시간을 고려하면, 한번 들어간 공급사를 쉽게 바꾸기 어려운 것이 제조 설비 산업의 특성이다. 이른바 락인(Lock-in) 효과가 작동하는 시장이다.
재무성과는 어떠했을까.
가장 최근 공시 재무제표에 따르면 전년 대비 매출이 20% 성장했고, 순이익은 23.5% 증가했다. 그러나 시총은 10조가 안되고 여러 독일, 미국의 레이저 기업들보다 작은 몸집을 가지고 있지만, 성장률은 압도적이다. EV/EBITDA는 약 55배, 총 부채비율(D/E)은 4.1%로 사실상 무차입에 가깝다. 특히 2025년 전 3분기 기준으로 보면 매출 15.09억위안(YoY +41%), 귀속 순이익 2.04억위안(YoY +97.3%), 매출총이익률 40.58%로 작년을 기점으로 성장세가 가파르게 가속되고 있다.
매출 관점에서 보더라도 타 레이저 업체들과의 경쟁우위가 괄목할만 하다. IPG Photonics는 최근 12개월 매출 약 9.6억 달러에 순이익은 겨우 2,564만 달러에 그쳤고, 순이익률이 2.7%까지 떨어진 상태이다.
중국 내로 들어와도 JPT를 대채할만한 기업이 잘 보이지 않는다. 예를 들면, Raycus(锐科激光)는 JPT의 직접적인 중국 내 경쟁사인데, 전통적 강자로써 여전히 매출 규모는 JPT보다 크지만 매출총이익률이 두배 이상 낮고 성장 속도도 둔화되었다. 작년 기말 재무제표 기준 JPT의 40% 수준 압도적인 매출총이익은, MOPA, DPSS, 초고속 레이저 등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이 높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Trailing P/E, 즉 실제 발생된 매출을 기준으로 산정된 PER은 73배 가량으로, 공정가치 대비 주가가 과대평가 되어있다고 보여진다. 이는 JPT가 MOPA, 파이버 레이저 등 고부가 가치 분야에서 중국 내 시장점유율 약 40%~50%를 차지하고 있고, 공시된 데이터에 따르면 애플, CATL, 중제쉬창(中际旭创) 등 주요 고객을 확보했다는 점이 시장에서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부여한 이유라고 보인다.
그러나 동질 산업군의 타 기업들을 기준으로 비교를 해보면 나스닥 상장 IPG Photonic 등은 130배 정도로, 중국내 Raycus는 60배 정도로 평가받고 있다. 즉, 고성장 산업용 장비주로서 PEG 관점에서 보면 동종업계 대비 과도하게 비싸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작지 않다.
향후 중국 제조업의 마래를 낙관적으로 바라본다면 JPT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제조업의 미래를 읽는다는 것은, 완제품의 트렌드가 아니라 그 완제품을 만들어내는 공정의 변화를 읽는 것 또한 기회이기 때문이다. 차세대 제조업은 정밀한 공정을 요구하지만, 레이저보다 정밀한 제조 설비는 현재로써는 찾기 힘들다.
엔비디아도 몇십년동안 부품회사였다가 AI 흐름에 편승하여 시총 대장에 이르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챗지피티가 처음 런칭했을때 전세계가 감탄하고 박수쳤지만, 그때도 엔비디아 AMD의 시총은 나스닥 저 아래에 있었다.
가장 중요한건 종종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