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걷다 보니 길이 되었다.
걷다 보니
– 웅토닌
아무도 가지 않은 곳에
한 걸음 발을 뻗으니
발자국이 따라 온다
가끔은 너를 만나 멈추었고
발이 머문 자리마다
지나간 흔적은 기억한다.
처음부터 길은 없었고
다만 내가 걸어간 시간이
조금 눌려 있었을 뿐 이었다
멈추지 않으면 땅은 기억하고
시간을 접어 흔적을 남긴다
오늘도 나는 걷는다
길이 있어서 걷는 것이 아니다.
멈추기보다 계속 걷다 보니
길이 되어 있었다
이 시는 지난 시간의 흔적을 말하려 합니다.
저는 늘 가보지 않은 길을 걸어와야 했습니다.
공부를 하든, 직업으로 일을 하든 선택의 순간마다 외국이거나, 아직 개척되지 않은 새로운 분야와 마주하곤 했습니다.
그 길 위에는 안정보다 모험이 먼저 놓여 있었고,
앞서 걸어간 선배의 발자국보다는 상상과 계획을 함께 품고 나아가야 했습니다.
확실한 답보다는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해야 하는 순간들이 더 많았습니다.
불안하지 않았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불평하기보다는 그 길이 제게 주어진 길이라 여기기로 했습니다.
누군가의 방식을 따르기보다는 제 방식대로 길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걷다 보니 어느덧 시간이 쌓였고, 문득 뒤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지나온 자리마다 사라질 줄 알았던 흔적들이 길이 되어 남아 있었고, 많은 분들께서 그 길을 따라 조심스럽게, 혹은 자연스럽게 걸어가고 계셨습니다.
이 글은
그 길의 끝에서 쓰는 회고가 아니라, 아직도 걷고 있는 자리에서 잠시 멈춰 숨을 고르며 남기는 기록입니다.
길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걸어온 시간이 차곡차곡 눌려 길이 되었을 뿐입니다.
내 발자국은~ 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