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Q 276 망명 논란으로 본 뇌 발달과 세계관 형성
얼마 전 ‘세계 최고 IQ 276’으로 알려진 김영훈 씨가 “한국에서 살기 어렵다”며 미국 망명을 신청했다는 소식은 많은 사람들에게 의문을 남겼다. 그는 한국 정부가 친북 좌파 정부로 변질되었고, 기독교 신앙이 박해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부산 세계로 교회 손현보 목사의 구속 기소를 그 근거로 들었다.
그러나 이 사건은 단순한 종교 탄압 논쟁이라기보다, 종교와 정치가 결합된 서사가 개인의 판단에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에 가깝다. 현행법은 종교 지도자의 직접적인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있지만, 일부 강경 개신교 지도자들은 정치 집회와 선동적 발언을 반복해 왔다. 이 과정에서 법적 제재는 ‘박해’라는 언어로 치환되고, 신앙은 정치적 진영 논리로 재구성된다.
이 사례가 던지는 핵심 질문은 분명하다. 지능이 매우 높은 사람조차 왜 극단적 신념에 쉽게 포획될 수 있는가. 이는 IQ와 판단력, 정서 조절 능력이 결코 동일하지 않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드러낸다.
그 답은 뇌 발달과 발달심리에 있다. 인간의 뇌는 성장 과정에서 경험한 환경에 맞춰 신경망을 구성하며, 8개월 아기의 시냅스 형성률이 성인의 10~20배, 3세는 약 2배, 10세 전후에 성인과 유사한 수준으로 떨어진다. 6세 전후부터 시냅스 가지치기(pruning)가 본격화되며, 자주 사용하는 회로만 생존한다. 이는 “사람이 자주 다니면 길이 난다”는 말과 정확히 일치한다.
특히 초등학교 시기인 6~12세는 인지 구조가 사실상 완성되는 결정적 시기다. 이 시기에 반복적으로 노출된 가치와 세계관은 사고의 기본 틀로 자리 잡는다. 이후 새로운 정보는 이 틀에 맞게 해석되거나, 불편한 진실로서 배제된다.
동물도 결정적 시기가 있지만, 인간은 훨씬 길다. 오리는 출생 직후 몇 시간, 원숭이는 약 1년이면 생존기술을 거의 습득한다. 그러나 인간은 단순한 모방을 넘어 이해·해석·예측이 필요하기 때문에 약 10~12년에 걸쳐 전두엽을 발달시킨다. 이 시기의 경험이 평생의 사고 틀을 결정짓는다.
문제는 이 시기에 종교적·정치적 신념이 절대적 진리로 주입될 때 발생한다. 질문은 불신으로, 의심은 죄로 해석되고, 아이는 스스로 판단하기보다 외부 권위에 의존하는 사고 구조를 갖게 된다. 옳고 그름의 기준은 내면의 윤리가 아니라 ‘신의 명령’이나 ‘벌’이 된다. 이러한 인지 구조는 성인이 된 이후에도 쉽게 바뀌지 않는다.
이런 상태로 사회에 진입한 청년들은 불안정한 현실과 마주한다. 취업난, 고립감,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속에서 일부 종교 집단은 “국가가 무너진다”, “도덕이 파괴되고 있다”는 위기 담론을 제시한다. 신앙적 불안과 사회적 불안이 결합하면서, 신앙은 개인적 믿음을 넘어 정치적 충성의 언어로 확장된다. “신앙을 지키는 것이 곧 애국”이라는 논리가 이 지점에서 강화된다.
온라인 환경은 이러한 흐름을 더욱 가속한다. 유튜브와 SNS는 분노와 공포를 자극하는 메시지를 빠르게 확산시키며, 젠더 갈등과 사회적 불만은 종교적 언어로 포장되어 극단적 정치 선택에 정당성을 부여한다. 비판적 사고는 점점 설 자리를 잃고, 확실한 답을 주는 서사만이 살아남는다.
결국 오늘날 청년 극우화 현상은 단순한 정치 성향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어린 시절 형성된 경직된 사고 구조, 사회적 불안, 그리고 종교가 제공하는 명확한 정체성 서사가 결합한 결과다. 김영훈 씨의 망명 선언은 이 구조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단면일 뿐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또 다른 신념의 주입이 아니다. 아이들에게 믿음을 가르치고자 한다면, 먼저 질문할 수 있는 능력과 의심할 용기, 그리고 타인의 관점을 이해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 신앙이 자유를 억압하는 도구가 될 때 사회는 병들고, 신앙이 성찰을 돕는 언어가 될 때 개인과 공동체는 건강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