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Zodiac] "오리 鴨(압)" 이야기

- 경계를 넘는 자

by 웅토닌

[K-Zodiac] 아홉 번째. "오리 鴨(압)" 이야기

- 경계를 넘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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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숲에는
늘 갈라진 곳이 있었다.
땅과 물의 경계, 숲과 습지의 경계,
머물 수 있는 곳과 머물 수 없는 곳의 경계였다.

대부분의 동물은 자기 자리를 벗어나지 않았다.
땅의 동물은 물을 피했고, 물의 동물은 숲으로 오르지 않았다.
그 경계에 오리가 살고 있었다.
오리는 땅에서도 걷고, 물에서도 헤엄치고,
짧지만 하늘로도 날 수 있었다.

그래서 어디에서도 완전히 속하지 못했다.
땅의 동물들은 말했다. “너는 늘 떠 있는 것 같다.”
물의 동물들은 말했다. “너는 오래 머물지 않는다.”
오리는 대답하지 않았다.

어느 해, 큰비가 내려 숲의 길이 끊겼다.
물은 불어나 낮은 들판을 삼켰고,
동물들은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게 되었다.

그때 다툼이 시작되었다.
땅의 동물들은 물을 원망했고,
물가의 동물들은 숲을 두려워했다.
오리는 그 사이를 오갔다.

땅에서는 안전한 발판을 알려주었고,
물에서는 숨 쉴 곳을 가리켰다.
오리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았다.
다만 넘어갈 수 있다는 걸 보여주었다.
어제까지 길이 아니었던 곳이 길이 되었고,
금기였던 경계가 통로가 되었다.

물이 빠졌을 때,
숲은 이전과 달라져 있었다.
사람들은 깨달았다.
경계는 막으라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옮기라고 있는 것임을.

하늘은
오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너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았기에,
어디로든 건널 수 있었구나.”
그래서 오리는 ‘전환의 별’이 되었다.

이 별은 사람들이 이렇게 느낄 때 빛난다.
“지금 자리가 더는 맞지 않는 것 같아.”
그때 오리는 이렇게 말한다.
“떠나는 건 버리는 게 아니야. 다음으로 옮기는 거지.”

오리는 배신자가 아니라 연결자
사슴이 균형을 잡았다면
오리는 국면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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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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