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Zodiac] "닭 鷄(계)" 이야기

시간을 깨우는 자

by 웅토닌

[K-Zodiac] 열 번째. "닭 鷄(계)" 이야기

- 시간을 깨우는 자


숲에는 가장 긴 밤이 있었다.
비가 그치고, 물이 빠지고, 경계는 다시 제자리를 찾았지만
동물들의 마음은 아직 어둠 속에 머물러 있었다.
“이제 괜찮을까?”
“다시 시작해도 될까?”
아무도 먼저 말하지 않았다.

밤은 너무 오래 이어졌고,
어둠은 익숙해질 만큼 깊었다.
그때 닭이 높은 바위 위로 올라섰다.
닭은 가장 강한 동물도 아니었고,
가장 빠른 동물도 아니었다.
밤을 이길 힘도, 어둠을 몰아낼 발톱도 없었다.

하지만 닭은 시간을 알고 있었다.
별이 기울고, 공기가 조금씩 가벼워지는 순간을.
어둠이 끝나기 직전의 가장 조용한 틈을.
닭은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울었다.
그 울음은 경고도 아니었고, 위협도 아니었다.
선언이었다.
“밤은 끝났다.”
아직 해는 보이지 않았지만
동물들은 그 울음에 눈을 떴다.
움직이지 않던 발이 조금씩 풀렸고,
닫혀 있던 마음이 살짝 열렸다.

닭은 해를 부르지 않았다.
다만 해가 올 시간을 알렸을 뿐이다.
곧 동쪽 하늘이 밝아졌고,
숲은 다시 색을 되찾았다.

그제야 동물들은 깨달았다.
새벽은 밤보다 강해서 오는 게 아니라,
제때 불려서 오는 것임을.

하늘은 그 모습을 보고 말했다.
“너는 어둠을 이긴 것이 아니라,
시간을 깨웠구나.”
그래서 닭은 ‘각성의 별’이 되었다.

이 별은 사람들이 이렇게 말할 때 빛난다.
“아직은 아닌 것 같아. 조금만 더 기다릴까…”
그때 닭은 이렇게 외친다.
“지금이다. 더 늦기 전에.”

닭은 미래를 만드는 존재가 아니라
시작을 허락하는 존재
오리가 국면을 바꿨다면 닭은 다음 장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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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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