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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판 Jan 10. 2024

까마귀 소리

이른 아침

집 앞 공원 소나무 위

까마귀 한 마리

우렁차게 소리 지른다.


무대 위 성악가처럼

새까만 날개옷을 입은 마왕처럼

고독한 명상가처럼

아니, 공원을 홀로 차지하고 싶은 욕심쟁이처럼


문득, 소름 끼친다.

뭐라고 하는 걸까, 나에게 말하는 것일까?

우는 건 아닐 거야.

울고 있다고 하기엔 너무 씩씩하거든.


나 여기 있다! 나 여기 있다! 나 여기 있다!

너 어디 있니! 너 어디 있니! 너 어디 있니!


그래, 맞아! 까마귀는 친구를 부르고 있는 거야.

그 밖에 할 말이 뭐가 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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