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 안의 작은 티비엔 내가 꿈꾸던 꽃길
찬란한 삶을 사는 그들이 늘 나오지
그들을 보며 만족을 느끼는 내 손엔 더럽혀진
300원짜리 장갑 한쌍이 끼워져 있어
그들처럼 살 수 있을 거라 믿었던 어린 시절의 내 꿈을
무참히 짓밟은 지금의 시간들
그들이 전국 맛집을 찾아 좋은 음식을 먹고 즐기고 있을 때
나는 6000원이 아까워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싸구려 식당에 걸어가 홀로 굶주린 저녁을 때워
특별히 잘난 것 하나 없는 내 저주받은 몸뚱이는
오늘도 의미 없는 부지런함을 무기로 삼아 새벽에 일어나 집을 나서지
나는 또 버스 안에 작은 티비를 틀어 그들을 보며 낄낄거려
그래 그게 지금 내 삶이야.